5화-1 오리엔테이션

단편웹소설 - 오래 서서 일하는 사람들

by 안한

1.

펑키한 디스코풍의 어깨가 들썩이는 흥겨운 노래가 나온다. 헬스클럽이 진짜 클럽처럼 아주 흥겹다. 박부장은 안과장이 왜 클럽 간다고 하는지 이해가 되려고 한다. 이해되는 게 무서운 박부장이었다. 이렇게 나도 헬스인이 되는 건가 싶은 생각도 들었다.

오늘은 운동 시작한 지 5일째 되던 날이었다. 어제 운동을 하루 쉬었는데 헬스장에서 연락이 왔었다. 무료 오리엔테이션 수업이 있다고 해서 헬스 트레이너와 약속을 잡았다. 쉬는 날이라서 늦잠도 쿨쿨 자고 한적한 11시로 시간 약속을 했다. 헬스장에 오리엔테이션을 받기 위해서 10분 전에 도착한 박부장이다. 시간 약속은 야무지게 지킨다. 아직 수업 시작 전이라서 혼자서 노래를 들으며 어깨가 들썩이는 걸 감추려 하고 있다.


수업 약속 연락이 왔던 어제.

박부장은 오리엔테이션이 뭔지 안과장에게 물어봤다. 안과장은 헬스를 소개해주는 수업이라고 했다. 그리고 개인 맞춤형 수업을 진행하기도 해서 피티수업과 비슷하다고도 했다. 박부장은 이미 헬스전문가여서 그런 수업 필요 없다고 했지만 안과장이 그래도 공짜인데 받아보는 게 어떻냐는 권유에 공짜라는 말에 그럼 해볼까? 하고 수업약속을 잡은 것이었다.


처음에 헬스장에 왔을 때 인사했던 근육질의 상냥한 헬스트레이너가 다가왔다. 자기가 수업을 진행하게 된 흥트레이너라며 자신을 소개한다. 바로 운동을 시작하지 않고 간단히 앉아서 이야기 좀 나누다가 수업을 하자고 하여 티타임 테이블에 앉는다.


“회원님. 운동하시는 거 좀 어떠신가요? 할만하세요?”


“그럼요. 제가 소질이 좀 있는 거 같아요. 잘되더라고요. 유튜비영상 보면서 따라 하니까 운동도 쉬운 거 같아요.”


“우와 운동신경이 좋으신가 보다. 보통은 영상을 보고 바로 따라 하시는 걸 어려워하시거든요.”


박부장은 칭찬을 들으니 어깨가 약간 올라간다.


“회원님. 그러면 운동하시면서 원하시는 목적은 어떻게 되세요?”


“저는 다이어트예요. 딱 50kg만 빼려고 합니다.”


“50kg이요?! 몸에서 작은 사람 한 명을 빼내는 건데요? 기간은 얼마나 잡으셨나요?”


“음 저는 딱 2달? 짧으면 1 달이면 될 거 같아요.”


“너무 기간이 짧은 거 같은데… 지금 얼마나 빠지셨어요?


“운동한 지 며칠 안돼서 아직은 안 빠졌네요.”


순간 박부장은 자신의 체중이 하나도 빠지지 않았던 걸 느꼈다. 분명 3일 운동을 하고 휴식도 운동이라고 해서 1일 쉬었는데 말이다.


“그러시군요. 그러면 제가 오늘 수업은 다이어트 방향성에 대해서 같이 이야기하고 간단히 운동을 해보는 건 어떠신가요? 개인 목적에 따라 수업 방향을 잡는 게 더 이득이 되실 거예요. 그게 피티를 받는 목적이기도 하죠.”


“네네. 그럼 그렇게 해주세요.”


“보자 보자. 제가 펜이랑 종이 한 장만 챙겨 올게요. 잠시만요.”


박부장은 얌전히 기다리면서 두리번두리번거렸다.

흥트레이너는 한 손에 펜과 종이를 들고 있고 다른 한 손에는 파일 한 개를 가지고 돌아온다.


“회원님. 제가 질문을 몇 가지를 할 건데요. 솔직하게 이야기해 주셔야 해요.”


“네. 당연하죠. 저는 거짓말을 안 해요.”


“우선 첫 번째로. 하루에 식사는 몇 번 하시나요?”


“요즘 1일 1 식 하려고 하는데 가끔 퇴근 후 밥을 먹었어요. 제가 요리사여서 늦게 끝나기도 하고 배가 고플 때도 있어서요.”


“아 그러시구나. 그럼 1일 1 식 할 때 양은 얼마나 드시나요?”


박부장은 자랑스레 공깃밥 3개를 먹은 것과 반찬의 양을 설명을 했다.


“우와 그렇게 드시면 그건 1일 1식. 그러니까 간헐적 단식이 아니라 간헐적 폭식이에요. 회원님”


“간헐적 폭식이요…? 하루에 한 번 먹는데 그럼 저 정도도 못 먹나요?”


“한 끼에 몰아서 많이 먹는 것보단 차라리 하루에 2끼를 적당히 나눠서 드시는 게 나을 거 같아요.”


간헐적 폭식이란 말을 처음 들은 박부장은 자신이 폭식을 하고 있었다는 걸 몰랐기 때문에 순간 놀랬다.

흥트레이너는 파일철을 펼친다.


“저희 회원님들 중에도 폭식을 하다가 체중을 20kg씩 빼신 분들이 많이 있으세요. 이 분들 보시면 다이어트 기간을 100일에서 길게는 1년을 잡고 하셨거든요. 단기간에 너무 많은 살 빼면 오히려 몸이 거부반응을 일으킬 수 있고요. 그래서 지금 회원님처럼 50kg 감량을 목표로 두셨다면 좀 더 길게 기간을 두고 다이어트하셔라 하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박부장은 단기간에 해치우고 싶었다. 그리고 다이어트는 쉬운 거라고 생각했었기 때문에 100일에서 1년은 너무 길다고 생각했다. 바로 덧붙여서 흥트레이너가 설명을 이어간다.


“단기간에 너무 살을 급격하게 빼면 호르몬 체계가 망가질 수 있어요. 살이 자연스럽게 빠지는 환경을 세팅하면서 다이어트를 하는 게 중요하거든요. 수면습관, 식습관, 운동습관, 마인드관리 등등 해야 할게 여러 가지가 있는데요. 혹시나 이런 걸 생각해 보셨나요?"


“아… 니요?"


박부장은 그저 살만 빼면 된다는 생각이었기 때문에 습관에 대해선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그러면 저랑 같이 습관부터 만들어가요. 이게 정말 중요해요. 살을 빼더라도 건강하게 빼지 않으면 그게 다시 요요로 살이 찔 수 있거든요.”


박부장은 한 번 뺀 살이 다시 찌는 건 다른 사람의 이야기라고만 생각했었다. 한번 뺀 살은 평상 다시 안 찔 거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면 제가 뭘 해야 하죠?”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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