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웹소설 - 오래 서서 일하는 사람들
3.
어쩐 일인지 안과장은 선약이 있다며 헬스장으로 향하지 않았다. 셋은 도란도란 없는 근육을 자랑하며 헬스장으로 향한다. 각자의 운동 루틴을 따른다. 김대리는 피티수업을 받으러 선생님을 따라 총총 걸어간다.
최사원은 오늘 달리고 싶다며 러닝머신으로 향한다. 박부장은 스쿼트장으로 향한다. 운동하러 오기 전 본 영상 때문인지 오늘은 하체를 조지겠다고 당당하게 스쿼트장에 서있다. 사실 박 부장은 제대로 된 스쿼트를 해본 적이 없다. 유튜브 영상으로 눈팅만 했다.
박부장은 헬스장에서 그동안에 상체 운동만 했다. 거울 앞에 서서 멀뚱멀뚱 주변을 둘러본다. 박부장은 머릿속으로 영상에서 본 동작을 되뇐다. 바벨을 목 뒤에 올려두고 앉았다가 일어난다. 반복해서 주절거린다.
렉에 걸려있는 바벨을 목 뒤에 올려본다. 딱딱하다. 상체운동하면서 손으로 잡았단 느낌과는 사뭇 다르다. 목뒤의 피부가 여려서 그런가 좀 더 딱딱하게 느껴진다. 렉에서 뒤로 물러나 앉을 준비를 한다. 발은 대충 어깨너비만큼 벌려주고 냅다 앉아본다. 살이 쪄서그런가 박부장은 영상에 나온 헬스인처럼 완전히 앉을 수 없었다. 다시 일어나면서 숨을 후 하고 내뱉는다. 바벨의 무게가 무겁게 느껴지진 않았지만 몸이 무거웠다. 한번 더 앉았다가 일어나기를 반복해본다. 운동이 제대로 되는지 갸웃거린다. 금세 바벨을 제자리에 두고 온다.
박부장에게 스쿼트는 어렵다. 주변을 둘러보며 좀 더 만만해 보이는 운동기구를 찾는다. 박부장 눈에 딱 들어온 머신이 있다. 의자에 앉아서 다리만 펴면 되는 운동기구가 보인다. 이름은 모르지만 많은 사람들이 하고 있다. 동작도 간단하기 때문에 박부장도 금방 따라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풀썩거리며 의자에 엉덩이를 밀어 넣는다. 우선 앉으니 편하다. 발목을 머신에 걸어준다. 다리를 앞으로 쭉 뻗는다. 허벅지에 힘이 쭉 들어가는 게 느껴진다. ‘오 이거 좋은데?’ 박부장은 무게를 한 칸 더 높여준다.
운동의 기본은 10회씩 3세트라고 했다. 우선 10번을 해본다. 박부장은 놀이기구 같은 느낌도 든다. 빠르게 10회를 마치고 무게를 한 칸 더 높여본다. 쉬면서 머신을 둘러보니 ‘레그 익스텐션’이라고 쓰여있다. 이름을 잊지 않기 위해 혼잣말로 중얼 거린다. 주변을 둘러보니 엎드려서 하는 머신도 보인다.
바로 옆에서 운동하는 이름 모를 아저씨를 보면서 운동 동작을 익힌다. 저 머신 역시 간단해 보인다. 후딱 남은 2세트를 마치고 저걸 해보기로 한다. 빠르게 진행했다. 박부장은 스쿼트보다 머신 운동이 훨씬 편하고 좋다고 느낀다. 이번엔 옆에 있는 운동머신으로 옮겨간다. 엎드리기 전에 이름부터 확인한다. ‘라잉 레그 컬’ 박부장은 왜 운동기구의 이름은 전부다 영어일까 하고 의문점이 든다.
방금 본 자세 그대로 따라 해본다. 길쭉한 판에 몸을 엎드린다. 겨우겨우 발목을 운동 기구에 끼운다. 엎드려보니 머리 아래쪽에 손잡이가 있다. 꼭 쥐어본다. 발뒤꿈치를 몸 쪽으로 당긴다. 생각보다 쉽다.
휙휙휙 움직이는 다리 이게 운동이 되나 생각이 든다. 아차차 무게를 끼우지 않았다. 민망함에 박 부장은 주변을 조금 살핀다. 헛기침을 살짝 하고 무게를 설정해 준다. 생각보다 무겁다. 무릎을 펴는 운동은 쉬웠는데 뒤로 당기는 운동은 무릎 뒤쪽이 뻐근한 느낌이 들었다. 이쯤에서 기구 운동을 그만둔다.
다이어트엔 역시 러닝이란 생각에 러닝머신으로 간다. 최사원의 옆자리가 비어있다. 말을 붙이려고 한다.
“최사원… 얼마나 뛰었어?”
“흐그ㅡ르크르흐그…. 투자후라자아라하님”
“아이고 괜찮은 거야? 숨넘어가가겠다.”
“저 러야풔는 괜차나나하하요. 안하나하하안 주거거ㅓ허허요.”
모니터를 보니 10분 정도 된 듯하다.
박부장은 어이없다는 듯 최사원을 바라본다. 젊은이가 무슨 10분 만에 저렇게 되는가 싶다. 40대인 본인도 저것보단 낫다고 우쭐거리는 표정으로 'start' 버튼을 누른다.
러닝머신이 아주 천천히 움직인다. 삑삑삑 소리와 함께 속도가 점점 빨라진다. 러닝머신의 소리도 점점 빨라진다. 박부장은 천천히 뛰다가 점점 다리가 빨라진다. 숨소리가 점점 격해진다.
“후허허거 후허허허ㅓ 허허거ㅓ”
삑~~~~~
'stop'버튼을 누른다. 박부장의 타임은 1분 40초였다.
그럴 리가 없다는 듯 멈춘 자리에서 멍하니 모니터를 바라보며 숨을 고르고 있었다.
옆에 멈춰서 있던 최사원과 눈이 마주쳤다. 서로 멋쩍은 웃음을 보이며 동시에 'start' 버튼을 다시 누른다.
“그래 오늘은 걷자. 아직 달리기는 어려운 거 같아”
“네 맞아요. 벌써 뛰려고 그랬을까요? 하하하”
“오늘 함께 10분만 걷자고. 그게 진짜 운동이지 암”
“그러니까요 무리하면 안 돼요. 그럼요 그럼요”
저 멀리서 악 소리를 지르는 소리가 들린다.
최사원의 절규하는 소리가 들린다. 둘은 동시에 피티존을 바라보면서 김대리를 바라본다.
박부장은 근엄한 표정으로 최사원이 들리게 말한다.
“그냥 혼자 운동하지 어이구”
운동강도를 스스로 설정할 수 있기에 개인운동이 더 낫다고 생각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