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화-1 붓기 킬러

단편웹소설 - 오래 서서 일하는 사람들

by 안한

12화 붓기 킬러


1.

땀이 삐질삐질 흐른다. 그릴에 고기가 가득하다. 고기를 뒤집을 때마다 연기가 자욱하게 올라온다. 고기를 뒤집는 박부장의 손놀림이 바쁘다. 스테이크의 온도를 체크하면서 가니쉬용 버섯과 양파도 굽고 있다. 테이블이 꽉 차고 기다리는 손님도 많다. 점심장사도 저녁장사도 바쁜 날이 며칠간 지속된다. 이유 없이 바쁜 나날이 지속된 게 이상하다. 바쁜 가게가 맞긴 하지만 매일매일이 주말과 같은 나날이 지속됐다.


“아 뭔가 잘못됐어. 왜 이렇게 손님이 많지? 아는 사람?!”


박부장은 원인을 찾고 싶었다.


“몰라요~ 요즘 너무 바빠요”


최사원은 즉답해 준다.


다들 피곤에 절여진 토마토가 된 것 같다. 팀원들이 흐믈흐믈하다. 안과장만 빼고 말이다.


안과장을 바라보는 팀원들은 고개가 저절로 절레절레 흔든다.


바라보는 눈빛에서 알 수 있다. 분명 철인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말이다.


모두들 겨우 마감을 끝내고 가게 문을 잠근다.


안과장은 오늘도 파이팅을 외치며 헬스장으로 나선다. 그의 눈빛은 다시 빛나기 시작했다.


“부장님 가실 거죠?”


“어…? 어… 그게 있지 집에 말이야. 와이프랑 약속이 있네? 가봐야겠어.”


“하하하. 넵 알겠습니다. 편히 푹 쉬시고 내일 뵙겠습니다.”


인사를 하고 걸어가는 안과장의 발걸음은 사뿐하다.


박부장의 발걸음은 천근만근이다. 발목에 모래주머니를 찬듯하다.


박부장은 겨우 샤워를 마치고 침대에 그대로 들어간다. 잠이 바로 들까 싶었지만 휴대폰을 손에 쥔 채로 잠이 든다.


몇 시쯤 됐을까. 비명 소리가 들린다


“아아아 아아아~~~~~~!!!”


박부장의 아내가 놀라서 깬다.


“뭐야! 무슨 일이야?!”


“으으”


“악…”


“왜 그래??!”


“쥐….”


“쥐?!”


“다리에…”


“나 쥐 났어”


며 칠 무리해서 인지 모르겠지만 자다가 종아리에 쥐가 난 것이다. 너무나 고통스러웠다. 커다란 몸을 겨우 겨우 다리를 펴본다. 박부장의 아내가 다리를 눌러주기엔 힘이 부족했다.


“아냐 아냐 괜찮아지고 있어. 고마워 여보”


“병원 가야 하는 거 아냐?”


“괜찮아질 거야. 금방 나아”


가만히 침대에 누워서 고통이 사라지길 기다리다 잠이 다시 들었다. 박부장의 피곤함은 종아리 경련도 이겨내는 피곤함이었다.


-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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