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화-2 붓기 킬러

단편웹소설 - 오래 서서 일하는 사람들

by 안한

2

피곤한 눈과 몸을 이끌고 출근길에 나선다. 어제의 고통이 너무나 생생하다. 박부장은 이게 나이를 먹는 거라고 생각한다.


기분이 울적한 마음을 달래고자 편의점에서 핫바 2+1을 샀다. 3개를 동시에 데워서 편의점을 나선다.

3개의 핫바를 다 먹어갈 때쯤 가게에 도착했다. 안과장이 먼저 출근해서 식재료를 정리하고 있었다.


“어 오셨어요?!”


안과장은 밝게 인사를 한다. 왠지 어젯밤보다 더 활력이 넘치는 듯하다.


“어 그래그래. 안 피곤 해?”


안부를 물으면 핫바 꼬챙이를 쓰레기통에 툭하니 버리고 옷을 갈아입는다. 무거운 다리를 들어 주방화로 갈아 신으며 안과장에게 말을 한다.


“어젯밤에 말이야 자다가 종아리가 쥐가 났어. 진짜 죽는 줄 알았다니까. 나이 드는 게 진짜 무서워”


“와 진짜 아프셨겠는데요? 혈액순환이 잘 안 됐나 봐요. “


“그게 그거랑 연관이 있어? 그냥 무리 좀 한 거지 “


”뭐 그럴 수 있지만 종아리에 쥐가 나는 큰 이유 중 하나가 혈액순환이에요. “


박부장의 눈빛은 의심이 가득하다. 물론 안과장을 운동 잘하는 사람으로 믿지만 뭔가 의사처럼 말하는 게 뭔가 미심쩍다.


안과장도 의심의 눈초리를 읽은 듯하다.


”하하하 안 믿기시죠? “


뜨끔한 박부장이 변명한다.


”아냐 아냐 믿어. 안과장이 그렇다면 그런 거지 “


”여기 와보세요. “


손짓을 하지만 안과장의 발걸음이 박부장에게 먼저 다가간다. 쭈그려 앉더니 바지 밑단을 올리고 종아리를 살펴본다. 갑자기 종아리 피부 표면을 꼬집듯이 주무르기 시작한다.


”아 아 아 아야 아 아 아야야야 아 “


갑자기 큰 고통에 깜짝 놀란 박부장이 다리를 뒤로 뺀다. 안과장은 한 걸음 더 다가가 계속 꼬집는다.


“이거 봐요. 엄청 부었지. 그리고 이거 아프면 안 되거든요.”


다리를 몇 번 뒤로 피하긴 했지만 안과장은 계속 따라가며 주물렀다.


뭔가 서서히 덜 아프기 시작한다.


‘이게 뭐지?’


어안이 벙벙해진 박부장이 작던 눈이 커지면서 안과장을 바라본다.


”이게 피부 표면을 늘려주는 건데요. 혈액순환에도 도움을 주거든요. “


서서히 통증이 사라지더니 박부장 다리가 가벼워진 걸 느낀다.


”자, 걸어보세요. “


쭈그려있던 안과장이 일어서면서 길을 열어준다. 작은 걸음으로 걸어 보다 점점 성큼성큼 걸어본다. 뒤에서 바라보던 안과장이 팔짱을 끼고 지켜본다. 박부장은 마치 마법에 걸린 사람처럼 어이가 없었다.


”편해. 다리가 가벼워. 뭐지..? 당신 혹시 마술사…? “


안과장이 설명을 붙인다.


”피부에도 혈액순환이 중요하거든요. 물도 잘 드시고 피부도 주물러 주면서 마사지해주세요. 자세한 설명은 뭐 어려우니 생략! “


”허허 참 신기하네 “


”아이고 제가 이렇게 피곤한 사람은 쉬게 해야 하는데 자꾸 고쳐서 일하게 만드네요. “


”아냐 아냐. 안 아프면 나야 좋지 뭐“


마법이라도 걸린 듯 다리가 가벼웠다.


-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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