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록》,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_제 5권 28.
너에게도 이성이 있다. 그렇다면 네가 이성적으로 그 사람을 깨우쳐 주고 충고해 주어서 그에게서 이성적인 반응을 불러일으켜라. 그가 경청한다면, 너는 그를 바로잡게 될 것이기 때문에, 화를 낼 필요가 없다. 비극 배우처럼 행하지도 말고 창녀처럼 행하지도 말라.
-《명상록》,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_제 5권 28 중에서
술을 좋아하지 않는다.
맛이 없어서 좋아하지 않는다.
누가 권할 때 어쩌다 한 잔 마시지 내가 먼저 찾아서 먹지는 않는다.
마음이 외로웠던 밤, 편의점에서 딸기향이 섞인 맥주 네 병을 사 왔다.
275ml, 5% 알코올이 얼마나 되는지는 모르지만 두 병까지 거뜬했다.
맥주와 함께 쇼펜하우어 책을 읽었다.
다음 날 밤, 남은 두 병을 혼자 홀짝홀짝 마시며 긴 일기를 썼다.
아이를 재운 뒤 엄마들이 혼맥 하는 시간을 이해하지 못했다.
맥주가 뭐 맛있을까 싶어서였다.
이틀 밤 동안 혼자 맥주를 마시며 알게 됐다.
엄마에게 혼맥은 결혼 생활에 대한 애환이구나, 이해받지 못하는데서 오는 외로움을 다독이는 시간이었구나를 결혼 9년 차에 알게 되었다.
과일향이 섞인 맥주는 음료처럼 넘어갔다.
모두가 잠든 밤, 혼자 보내는 조용한 시간이 좋았다.
그래서 자기가 싫었다.
평소 하지 않는 행동을 하는 내가 낯설고 이상했다.
연기를 하는 건가 싶기도 했다.
이성보다는 감정이 앞서는 사람이라 이성적으로 행동해야 할 때 힘이 든다.
특히 그 대상이 내가 아닌 타인일 땐 더더욱.
타인이 나를 완전히 이해하기란 불가능하다.
오직 나만이 자신을 온전히 이해할 수 있다.
자주는 아니어도 가끔은 혼맥 하는 시간을 찾게 될 것 같다.
다시 혼자가 되는 밤을 기다린다.
매일 《명상록》을 필사하고 떠오르는 생각을 함께 적고 있습니다.
제1권~ 제4권은 네이버 블로그에 올려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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