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움직임들은 그들의 고유한 영역 내에서만 활동하라

《명상록》,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_제5권 26.

by 안현진

네 정신을 지배하고 주도하는 이성이 네 육신 안에서 일어나는 부드럽거나 격렬한 움직임들에 휘둘리지 않게 하고, 그러한 움직임들과 섞이는 것이 아니라 그런 것들과 분리되어서 철저하게 독립성을 유지하게 하며, 그런 움직임들은 그들의 고유한 영역 내에서만 활동하게 하라.


-《명상록》,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_제5권 26 중에서




무엇에 이끌려 쇼펜하우어의 책을 샀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밀리의 서재에서 앞부분을 읽다가 서점에서 책을 샀다.

염세주의 철학자로 알려진 쇼펜하우어는 "태어나지 않는 게 최선이다. 만약 태어났다면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게 차선이다.", "인생은 고통이요, 이 세계는 최악의 세계다" 등 비관적인 말을 많이 했다.

생전에는 낙관론적 철학자인 헤겔에 가려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오히려 철학자들 사이에서 배척당하고 정신병자로 취급받기 일쑤였다.

하지만 그의 철학은 말년에 주목받기 시작했고 훗날 니체, 헤세, 카프카, 카를 융, 프로이트에게 큰 영향을 주었다.

어려울 것 같던 쇼펜하우어의 책이 생각보다 재밌다.

그 당시 철학자들이 철학을 위한 철학을 고수할 때, 쇼펜하우어만이 철학의 본질인 인간에 대해 얘기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그의 글은 온통 인간을 향하고 있다.

후세에는 자신의 기념비가 세워질 거라고 장담할 만큼 자신만만했던 쇼펜하우어는 1만 페이지가 넘는 일기를 거의 하루도 빼놓지 않고 썼다고 한다.

많은 사람들이 비난하더라도 자신의 철학에 자신하고 당당할 수 있었던 이유는 그 누구보다도 치열하게 사색하고 글을 썼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쇼펜하우어만의 고유함이 세월이 흘러도 빛을 발한다.

자신만의 색을 찾고 고유함을 지킨다는 것은 단단한 벽돌로 성을 짓는 것과 같지 않을까.

벽돌 하나하나 쌓아 올리면서 생각하고 쓰고 생각하고 쓰고 또 생각하는 행위.

위대한 철학자들은 이 과정을 생애 전반에 걸쳐 치열하게 반복한 우리와 똑같은 인간이다.





매일 《명상록》을 필사하고 떠오르는 생각을 함께 적고 있습니다.

제1권~ 제4권은 네이버 블로그에 올려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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