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어떤 정신이 진정으로 노련하고 유식한 정신인가

《명상록》,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_제5권 32.

by 안현진

왜 노련하고 유식한 정신들이 서투르고 무지한 정신들에 의해 낭패를 당하는가. 도대체 어떤 정신이 진정으로 노련하고 유식한 정신인가. 시작과 끝을 알고, 모든 존재에 대해 알고 있고 정해진 주기를 따른 영원한 순환 속에서 우주 전체를 다스리는 이성을 아는 정신이다.


-《명상록》,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_제5권 32



나무가 바람에 흔들리는 모습을 자주 바라본다.

노트북이 있는 창가 자리에도 나무가 있고, 집 앞 놀이터에도 아파트 10층 높이의 큰 나무가 있다.

비가 안 오는 틈을 타 막내와 밖에 나왔다.

가을비가 내린 뒤 시원함에서 쌀쌀함으로 온도가 바뀌었다.

반팔, 반바지가 춥게 느껴진다.

바람이 쏴아아 분다.

회색 하늘을 배경으로 나뭇잎이 흔들거린다.

아파트 청소해 주는 할머니 두 분이 아침마다 놀이터를 쓸어주신다.

그 깨끗한 바닥에 다시 낙엽이 떨어진다.

씽씽이를 타고 있던 은서에게 나뭇잎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잠시 올려다보며 우와- 하더니 이내 씽씽이를 타고 돈다.

비가 후두둑 떨어져 집으로 들어왔다.

둘이서 늦은 아침을 먹고 나는 노트북 앞에 앉았다.

창가 자리에 책상을 둔 덕분에 나무가 항상 앞에 있다.

이 집에 이사 온 지 어느덧 5개월이다.

푸른 잎이 무성한 봄과 여름을 지냈으니 이제 화려함과 비움의 절정을 볼 차례다.

자연은 영원한 순환 속에 있고 인간은 그 순환의 일부만 보고 생을 마감한다.

새로운 것을 찾아 여기저기 다니는 것보다 익숙하고 평범함 속에서도 새로운 것을 발견할 줄 아는 눈을 가지고 싶다.

보고 듣고 느끼는 감정을 내 마음과 가장 유사하게 담아내는 글을 쓰고 싶다.

느끼고 생각하는 것.

영원 속에 유한한 존재로 살아가는 인간이 빛나는 이유다.





매일 《명상록》을 필사하고 떠오르는 생각을 함께 적고 있습니다.

제1권~ 제4권은 네이버 블로그에 올려져 있습니다.

https://m.blog.naver.com/ahjahj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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