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록》,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_제5권 33.
이 세상에서 우리가 할 일은 무엇인가. 우리의 인생의 끝이 소멸되는 것이든 어딘가 다른 곳으로 가는 것이든 담담히 그 끝을 기다리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에게 그때가 올 때까지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명상록》,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_제5권 33 중에서
넷플릭스에서 <너의 시간 속으로> 드라마를 완주했다.
원작인 <상견니>를 보지 않아서 비교 대상도 없었고, 내용도 결말도 모른 채 끝까지 재밌게 봤다.
2023년에 사는 한준희는 워크맨 속 노래를 들으면 1998년 권민주의 몸으로 들어간다.
비행기 사고로 죽은 남자친구 구연준을 잊지 못한 채 살아가던 준희는 1998년에 연준과 똑같이 생긴 남시헌을 만난다.
이성 간의 사랑, 그리움, 애틋함, 설렘, 풋풋함이 보는 즐거움에 큰 역할을 했다.
소심하고 주눅 들어 있고 존재감 없는 권민주와 활기차고 당당하고 존재감이 확 드러나는 한준희 두 인물을 보며 드는 생각이 많았다.
나는 민주까지는 아니지만 준희보다는 민주에 더 가까운 사람이다.
그래서 후반부에 답답했던 민주의 마음도 이해할 수 있었다.
준희로 인해 더 나은 민주가 되었지만 그건 온전한 민주라 할 수 없다.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좋아해 주는 사람도 있는데 민주는 보지 못했었다.
스스로를 싫어하고 부정하고 다른 누군가인 척 흉내 내며 살 수는 없는 거다.
타임슬립 드라마를 봐서 그럴까.
육체와 영혼을 분리해서 보게 된다.
나라는 몸을 빌려서 살고 있는 나라는 영혼.
비에 젖은 나무가 슬퍼 보인다.
뚝뚝 떨어지는 빗방울이 눈물 같다.
흔들리는 나뭇잎은 어깨를 들썩이며 우는 모습 같다.
나무는 나무일뿐인데 나무에 슬픔을 입힌 건 내 감정이다.
나는 '나무가 비에 젖었다.'라는 사실 말고 '비에 젖은 나무가 슬퍼 보인다.'라고 느낄 수 있는 내가 좋다.
오늘 일기에 영혼이 육체에게 말하듯 글을 썼다.
정신은 내가 다듬고 또 다듬을 테니 너는 잘 먹고 잘 자고 운동하며 몸을 관리해 달라고.
건강해진 몸과 깊어진 생각만큼 좋은 글도 쓸 수 있을 거라고.
너와 아이들, 남편, 가족들을 귀하게 대해주어라고.
잘 안 풀리는 일들 때문에 생각과 감정이 꼬인 줄 알았는데 꼬인 생각과 감정을 글로 풀어냈더니 일도 잘 풀어나갈 자신이 생겼다.
이 세상에서 우리가 할 일은 잠시 빌려 살고 있는 몸과 정신을 나를 기쁘게 하고 타인에게 도움 되는 일에 쓰고 가는 것이다.
다른 누가 될 필요 없이 온전한 나 자신으로 살면서 말이다.
매일 《명상록》을 필사하고 떠오르는 생각을 함께 적고 있습니다.
제1권~ 제4권은 네이버 블로그에 올려져 있습니다.
https://m.blog.naver.com/ahjahj1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