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록》,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_제5권 35.
어떤 일이 나의 악도 아니고, 나의 악으로 인해 생겨난 것도 아니며, 공동체에 해를 끼치는 것도 아니라면, 그 일이 공동체에 어떤 해를 끼칠 수 있는 것도 아닌데, 내가 그 일에 그렇게 신경을 쓸 이유가 없지 않은가.
-《명상록》,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_제5권 35
아홉 살, 여덟 살 아들 둘이 맞은편에 앉아 있다.
점심 설거지를 할 때 놀이터에 있던 아이들이 들어오는 소리가 들렸다.
“오빠 왜 안 와?” 하며 기다린 은서가 선우를 보자마자 안아 준 모양이다.
평소엔 오빠가 안거나 뽀뽀하려 하면 꽥꽥 소리치는 데 오늘은 먼저 안아줬다며 놀라워한다.
다시 나갈 건데 그전에 tv를 보고 싶다고 한다.
cd 듣기부터 하라고 했더니 “아아~ 지금 안 하고 싶은데~”, “tv 먼저 보고 하면 안 돼?” 여기저기서 원성이 자자하다.
할 거부터 하라는 엄마의 말에 각자 cd 듣기 한 후 모였다.
셋이 졸졸이 앉은 책상 대각선에 나도 앉았다.
가제트를 보는 아이들을 흘끔흘끔 쳐다봤다.
심각해졌다가 웃다가 넋 놓고 보는 모습이 더 재밌다.
은서는 유독 바로 위 오빠인 둘째와 잘 부딪힌다.
바로 위라곤 해도 다섯 살이나 차이 나는데 소리치는 게 인정사정없다.
악의를 가지고 그러는 게 아님을 안다.
해를 끼친다 함은 오빠들이 억울해한다는 것.
어쩔 땐 선우 윤우가 울기도 하고, 같이 맞받아 소리칠 때도 있다.
신경을 안 쓸 수가 없다.
부모의 중재가 필요하다.
아는 오빠는 한 살 차이 나는 형과 사이가 많이 좋지 않다.
무슨 일을 하는지도 잘 모를 정도다.
어릴 때부터 형한테 많이 맞았다고 한다.
그 앙금이 커서도 계속 유지된 걸까.
누가 아이들 간의 서열관계 정리를 위해 여행을 한 번 다녀오면 된다고, 갔다 오면 자연스레 정리가 되어 있을 거라고 했다.
웃으며 흘려들었지만 그 말엔 전적으로 반대다.
형제간의 우애가 좋으려면 방치는 안 된다.
적절한 중재가 있어야 한다.
세 살 동생을 오빠들이 많이 이해해 주고 있다.
그 고마움을 남편과 나는 두 아들을 이해하는데 더 쓰려한다.
앞에 앉아 있는 두 아들에게 계속 시선이 간다.
아들이 좋아? 딸이 좋아? 하는 질문은 아빠가 좋아? 엄마가 좋아? 하는 질문만큼이나 무의미하다.
티격태격 다툴 때도 많지만 서로 귀엽다고 좋다고 장난치며 놀면서 커 가는 아이들이다.
지금처럼만 자라주길.
엄마도 너희를 이해하는데 더 노력할게!
매일 《명상록》을 필사하고 떠오르는 생각을 함께 적고 있습니다.
제1권~ 제4권은 네이버 블로그에 올려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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