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록》,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_제6권 14.
한층 더 성숙한 사람들은 이성적인 정신에 의해 결합되어 있는 것들에 감탄한다.
-《명상록》,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_제6권 14 중에서
고개를 한 번만 둘러봐도 치울 게 사방에 널렸다.
건조기에서 나오기만 하고 아직 개켜지지 않은 빨래들은 작은 언덕을 이뤘다.
친정에서 돌아온 지 이틀 째인데도 캐리어는 열지도 않았으며 아이들 물건도 여기저기 널려있다.
긴 연휴가 방학 같다던 아이들은 학교에 가고 은서와 다시 둘이 남은 오전이다.
나가자는 성화에 분리수거를 하고 왔다.
어제 산 빵을 먹고 지금은 페파 피그를 보고 있다.
옆에 앉아 다이어리에 오늘 할 일을 적었다.
필사와 일기 쓰기 같은 개인적인 일과 선우 병원 다녀오기, 진료비 청구하기, 빨래 개기, 옷 정리하기 같은 엄마와 주부로서 해야 할 일을 적었다.
추석 연휴에 시 사촌 동생이 관리자로 있는 글램핑장을 예매했다.
가족 첫 캠핑이다.
날짜가 맞은 친구 커플과 함께라 더욱 기대된다.
10월 말이라 10월을 잘 보낸 뒤 받을 예약 선물 같다.
가을로 접어든 10월은 다른 달에 비해 더 감성적여진다.
필사를 하면서 많이 접하는 단어 중 하나가 ‘이성’이다.
직장에서 학교에서 충실히 시간을 보낼 남편과 아이들만큼이나 나도 가정에서 충실히 시간을 보내자.
일에 있어서만큼은 이성적으로, 가족과 함께 있을 때는 더욱 감성적으로 서로의 마음을 살피자.
당장은 옷장에서 겨울용 엘사 드레스를 꺼내 입은 딸의 마음부터 헤아리려 노력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