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록》,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_제6권 17.
미덕은 더 신적인 것이어서, 우리가 알지 못하는 신비로운 길을 따라 자신이 나아가야 할 곳을 향해 거침없이 나아간다.
-《명상록》,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_제6권 17 중에서
악몽을 꿨다.
꿈인지 현실인지 구분이 가지 않았다.
잠결에 남편에게 손사래까지 치면서 짜증을 낸 모양이다.
안 좋은 꿈 꾸냐고 흔들어 깨우는 소리에 점점 꿈과 현실을 구분했다.
언젠가부터 주말이 부담스러워졌다.
아이들이 학교에 가지 않아서가 아니다.
주말에 원하지 않는 변수가 가장 많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마음이 편하지 않다.
스스로 '주말 포비아'라고 이름 붙였다.
이름을 붙이니 나의 두려움이 더욱 선명해졌다.
어제도 늦게까지 자지 않는 아이들을 보며 내일은 토요일이니까 괜찮아 생각했다.
'토요일? 토요일이구나...'
축제에, 월요일까지 휴일이니 여러 변수를 생각하다 답답해졌다.
변수를 일으키는 자들은 아무런 생각도 없을 텐데 나는 혼자서 왜 이러나.
미덕이니 지불 값이니 테스트니 온갖 단어로 포장해도 스트레스 받고 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았다.
그래도 이왕이면 좋은 쪽으로, 미덕 쪽으로 마음먹으려고 하고 있다.
내 기분이 타인에 의해서, 외부 상황에 의해서 쉽게 흔들린다는 건 수행이 더 필요하다는 의미다.
이번 주 주말을 흔들리지 않고 지나가게 해 줄 무기 몇 가지를 준비해 둔다.
추천받은 영화 한 편, 어제 그제 며칠 전 산 시집들, 유등축제 개막식 때 볼 불꽃놀이, 냉장고에 가득 쟁여둔 커피우유 그리고 가을.
때론 계절이 위로가 되기도 한다.
따뜻하게 입고 나가서 아이들 노는 옆에서 멍하게 있기.
그 멍함 속에 머무르다 보면 좋은 기운과 맑은 마음으로 채워진다.
그 힘으로 스트레스 받는 상황을 또 이겨나가면 된다.
이 과정이 반복되면 나도 더 단단해질 테니 마음 수양과 성장의 기회로 삼으려 한다.
미덕으로 삼는 게 최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