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록》,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_제6권 56.
나와 함께 이 세상에 태어난 사람들 중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 세상을 떠나고 없는가.
-《명상록》,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_제6권 56
친구는 남자친구와 생일이 하루 차이 난다.
지역도 같고 나이도 같은데 태어난 날도 하루 간격이라 신기하다.
한 번씩 아이들이 "엄마는 몇 살이야?" 물어볼 때가 있다.
매번 잘 대답해 주다가 며칠 전엔 말문이 막혔다.
"어... 엄마가... 몇 살 이더라?"
내가 왜 이러지, 갑자기 내 나이가 생각이 안 나지, 남편은 몇 살이더라 어버버 하다가 은서 나이에 31을 더 하면 되는 걸로 결론을 냈다.
오늘은 수능 날이었다.
수능과 멀어진 지 오래지만 다시 가까워지고 있는 것 같다.
아이들이 있어서 나와 아예 상관없는 일처럼 느껴지지 않는다.
당시에는 엄청 크게 느껴졌는데 막상 치고 나니 후련하고 허무했다.
인생에 있어 큰 산 하나 겨우 넘은 기분이었다.
아이들이 수능을 치게 된다면 내가 치는 것만큼이나 떨릴 테다.
초등 1, 2학년인 아들들을 보고 있으면 저 아이들이 어떻게 자랄지 궁금하다.
답답하고 속상하고 걱정될 때도 있지만 그건 일부일 뿐이다.
각자의 색을 가지고 커가는 세 아이가 경이롭다.
내가 세상에 태어나고, 새로운 생명을 낳고, 키우고, 그 아이들이 세상으로 나아가는 모습을 보는 것은 삶의 기쁨 중 큰 부분을 차지한다.
수능도, 현재의 내 나이도 허락된 생 안에서는 생의 과정일 뿐이다.
하지만 매 과정마다 충실히 임하고 중요한 의미를 좇다 보면 눈 감는 날, '내 삶은 행복했노라.' 말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