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너의 본성의 이성을 따라 살아가는 것을

《명상록》,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_제6권 58.

by 안현진

네가 너의 본성의 이성을 따라 살아가는 것을 막을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고, 네게 일어나는 일들 중에서 우주의 본성의 이성에 어긋나는 것은 하나도 없다.


-《명상록》,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_제6권 58



이번 주말은 친정에서 보낸다.

서울에서 남동생도 내려오고, 남편도 근무여서 겸사겸사 오게 되었다.

4월, 동생 따라서 장롱면허 탈출을 해보겠다고 선언했지만 나는 아직도 어중간한 장롱면허자다.

운전이 절실하고 개인 차도 있던 동생은 어느새 서울과 지방을 오가는 장거리 운전부터 친구들 결혼식, 약속에도 자가용을 몰고 다닌다.

운전대에 앉을 때마다 바짝 긴장하는 초보운전자지만 내겐 이 모든 게 대단해 보인다.

운전이라는 공통된 두려움을 가지고 있었지만 한 사람은 이겨냈고, 한 사람은 다시 주저앉았다.

운전이란 게 막상 해보면 별것 아닌 것이 될 수도 있고, 목숨을 담보로 하는 큰일일 수도 있다.

노래도 듣지 않고, 전화도 받지 않는다고, 차 소리, 불빛, 백미러 등 집중할 게 한두 가지가 아니어서 운전 중엔 네비밖에 보지 않는다고 한다.

40분 거리의 친정만 나 혼자 왔다 갔다 할 수 있어도 참 좋겠다.

운전할 수 있는 능력을 미리 장착해 두면 좋겠지만 뭐든 다 때가 있지 않을까 합리화해 본다.

장롱면허를 탈출하려면 좀 더 강력한 동기가 필요하다.

그때가 언제든 내가 운전할 시기가 지금이었구나 생각하려 한다.

내게 일어나는 일들 중에서 우주 본성의 이성에 어긋나는 것은 하나도 없다는 말에 기대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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