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록》,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_제7권 11.
이성을 지닌 존재에게는 본성을 따라 행하는 것은 곧 이성을 따라 행하는 것이다.
-《명상록》,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_제7권 11
오늘 아침, 멸치 다신 물에 조개, 계란, 대파, 참기름을 넣어 떡국을 끓였다.
오랜만에 먹는 따뜻한 떡국을 아이들은 한 그릇씩 깨끗이 비웠다.
밤새 22도에 맞춰 집도 훈훈하고 배도 부르고 잘 자고 일어나서인지 선우, 윤우는 기분이 좋아 보였다.
책 보며 얘기하며 장난치며 즐겁게 학교로 갔다.
아이들과 웃으며 안녕하는 날엔 나도 기분 좋게 하루를 시작한다.
전날은 시증조할머니, 할아버지 제사가 있어 시할머니 댁에 갔었다.
아랫집에 사는 작은 할머니가 퇴원하고 집에 있는지, 있으면 오라 하라고 나와 작은 아버님을 통해 얘기하셨다.
나와 작은 아버님, 할머니를 통해 같은 이야길 전해 들은 아버님은 할머니에게 화를 내셨다.
몸이 아파서 못 온다고, 제사 끝나고 들러볼 거라고 큰 소리로 말했다.
그게 서러웠던 걸까.
할머니는 제사상 앞에 앉아 할아버지에게 말하듯 왜 먼저 갔냐고, 나도 데려가라고 아이처럼 엉엉 우셨다.
할아버지 제사는 아니었지만 할아버지 생각이 났는지도 모른다.
내가 할머니 입장이면 어떨까 생각하니 마음이 안 좋았다.
아버님은 자주 할머니 댁을 왔다 갔다 하며 할머니를 돌보고 챙기시지만 때때로 마음과 다른 표현이 나오기도 한다.
마음을 잘 표현하지 못하는 나는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었다.
안 좋은 마음은 그대로 묻어두고 행동으로 옮기지 않는 게 좋지만 좋은 마음은 그대로 표현하면 좋겠다.
누구에게나 있는 좋은 마음이 주위 사람을 따뜻하게 하고, 따뜻하게 하고 … 추운 겨울을, 어려운 경기에 꽁꽁 언 사람들 마음을 온기로 덥혀 주면 좋겠다.
나부터 고운 말을 쓰고 고운 행동을 하자고 생각하니 이해인 수녀님 책이 자연스레 떠오른다.
온통 따뜻한 마음으로 가득한 수녀님 책을 읽으며 목요일을 보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