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 남매가 사는 집이 실감 나기 시작했다

토요일 오전 풍경과 뒤쿵이

by 안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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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아침.

잠에서 깬 윤우가 안방으로 찾아와 노래를 부른다.

"무궁화~무궁화~ 우리나라 꽃~ 삼천리~ 강산에~ 우리나라 꽃~"

윤우가 노래 부를 때 따라 부르면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묻는다.

"엄마! 어떻게 알아?!"

"엄마도 어릴 때 배웠지~"

"그럼 이 노래도 알아?"

"같이 놀고 같이 뛰고 함께 자라요~ 착한 마음 가지겠어요~ 신안 병설유치원~ 최고! 이 노래도 알아?"

"아니. 엄만 다른 유치원 나와서 몰라."


3월, 유치원 가고 싶다 가기 싫다를 반복하던 윤우가 벌써 내년 입학 용지를 받아왔다.

재학생 우선순위로 윤우는 자연스레 지금 선우 반이 된다.

선우도 곧 초등학교 입학통지서가 집으로 날아오겠지?

초등학생 부모가 된다니...

선우, 윤우가 초등학생이 되는 생각만 해도 눈시울이 붉어졌었다.

막상 그날이 다가오니 덤덤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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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 들어오는 창가에서 삶은 밤을 먹었다.

나는 햇살이 따뜻한데 아이들은 더운 모양이다.

커튼 뒤 그늘로 숨는다.

"엄마! 여기에도 꿀 들어 있어?"

"아니? 꿀 든 것처럼 달달하지?"

"응."

유치원에서 꿀 발린 밤을 먹었다는 윤우가 물어본다.

아버님이 주신 밤이 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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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에 은서가 자고 있으면 폰으로 캠 화면을 켜둔다.

잘 자고 있는지, 움직이고 있는지, 깼는지 본다.

방 문 여는 소리에도 깰 수 있으니 최대한 안 들어가려고 한다.

클수록 낮잠 횟수와 시간이 짧아진다.

잡고 일어서면서는 더 눈을 뗄 수가 없다.

넘어질 때면 심장이 쿵 내려앉는다.

본다고 보는데 아이는 순식간에 미끄러지고 넘어진다.

그야말로 종일 아이만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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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까 말까 고민만 하던 뒤쿵이를 드디어 샀다.

어제 세 번 쿵 하면서 바로 주문했다.

바로 옆에 있었는데도 넘어지는 바람에 얼마나 미안했는지 모른다.

거부감이 심하지는 않을까 걱정했는데 아직은 잘 매고 기어 다닌다.

조금은 안심이 된다.


두 아들은 쫓고 쫓으며 서로에게 뭔가를 던지고 있다.

집안 여기저기를 기어 다니는 은서가 오빠들 노는 걸 가만히 지켜본다.

그리곤 아아악 아아악! 아아! 말한다. 아니, 소리를 지른다.

귀가 쩅쨍 울린다.

점점 삼 남매가 사는 집이 실감나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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