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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일어나거나 행해지고 있는 일들에 네 마음을 쏟으라

《명상록》,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_제7권 30.

by 안현진

다른 사람이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를 이해하고 따라잡기 위해 집중하고, 지금 일어나거나 행해지고 있는 일들에 네 마음을 쏟으라.


-《명상록》,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_제7권 30



외부 상황에 휩쓸리지 말자고 다짐해도 막상 그 순간이 오면 흔들린다.

마음이 어지러워진다.

일어나지 않은 일을 상상하는 것만 해도 걱정이 일고 머릿속이 요동치는데 어떻게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을까.

이번 주는 크리스마스가 있는 주말이다.

월요일까지 쉬는 줄 조금 전에 알았다.

휴일을 어떻게 보내고 싶은지 생각해 보지만 내 생각대로 흘러가지 않을 수 있다.

일기를 쓰면서 내가 또 멀리 갔구나, 이제 화요일인데 나는 주말을 생각하고 있었구나 알아차렸다.

아이들이 말할 때도 눈 마주치고 귀 기울이며 온전히 듣는다는 게 어렵다.

집중하려고 해도 지금 하러 가려던 일이, 해야 할 일이 떠오른다.

몸은 피곤하고, 막내는 계속 짜증을 부리고, 마무리 짓고 싶던 일이 여기저기 내게 말을 하면서 뚝뚝 끊기던 날.

나도 모르게 “그만 좀 말해!”라는 말이 튀어나왔다.

순간 조용해지더니 아이들은 입을 다문다.

짜증스러움과 미안함이 범벅되어 방으로 들어갔다.

순간에 집중하지 않음으로써 얼마나 많은 마음들을 놓치고 있는지 모른다.

하지만 아이들은 내가 갖는 미안함을 만회할 기회를 금방 준다.

방에 들어가는 엄마를 쫓아 들어온 막내나 보고 있던 tv가 끝나고 얘기하러 들어온 아들들이나 다시 잘 들을 수 있는 기회를 준다.

일어나지 않은 일을 미리 걱정할 시간에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에 집중하자.

하고 있는 그 일보다 더 소중한 아이들 말에 귀를 기울이자.

기회는 언제까지 주어지는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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