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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한 일을 하고 욕을 먹는 것이 제왕의 일이다.”

《명상록》,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_제7권 36.

by 안현진

“선한 일을 하고 욕을 먹는 것이 제왕의 일이다.”


-《명상록》,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_제7권 36.



주석에 의하면 ‘안티스테네스가 한 말이다. 기원전 5세기 중반부터 4세기 중반까지 활동했던 그는 소크라테스의 제자로서 견유학파를 창시한 인물이다.’라고 되어 있다.

견유학파는 무엇인가 궁금해서 찾아봤다.

B.C.4세기에 시작되어 로마 제국 시대에 융성했던 일단의 철학파들. 일명 '퀴닉스 학파.'

이 학파의 가르침의 핵심은

행복은 유덕한 생활에 있다

유덕한 생활이란 외적 조건에 좌우되지 않는 생활이다

이는 강인한 의지로 욕망을 억제함으로써 달성될 수 있다

아무것도 필요로 하지 않는 것이 신(神)의 특징이다

필요한 것이 적을수록 신에 가까운 자유로운 인간이라는 것이 그들의 생각이었다. 따라서 자족(自足)을 내세우며 가장 간소한 식사와 짧은 망토, 지갑, 지팡이 같은 개인 소지품으로 만족했다.

이 학파는 후에 스토아학파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초대 기독교와 이 학파 사이에는 비슷한 점이 많았다. (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를 바탕으로 정리함)

하지만 견유학파와 스토아학파는 다른 부분이 있다.

견유학파가 가난, 노화, 예속 등 외적 요건에 대한 완전한 초탈을 강조한 것과는 달리 로마제국의 영향을 받은 스토아철학은 가족, 국가 등 일부 사회적 요건들과 그에 속하는 의무에 정당성을 부여했으며, 개인적 평정을 넘어 폭넓은 인간애와 정의를 추구했다. (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

이 내용을 보니 최근 며칠 동안 조금씩 봤던 가톨릭 관련 다큐멘터리가 떠오른다.

봉쇄 수도원, 침묵의 수도원, 수도사, 사제 … 와 같은 단어가 키워드였다.

봉쇄 수도원의 수도사들은 세상으로부터 단절되어 최소한의 음식과 물건으로 청빈하게 생활한다.

기도, 노동, 독서 이 세 가지를 주축으로 하루가 이루어져 있었다.

떨어지고 해진 옷과 신발을 신고, 눈 덮인 곳에서 오늘 할 일을 묵묵히 한다.

나이와 상관없이 몸을 움직일 수 있으면 누구나 노동을 배당받는다.

기도와 독서를 하는 그들의 방은 작고 간소했다.

현대 사회에서 많은 것을 누리며 풍요롭게 사는데도 사람들은 점점 공허해져 간다.

그 이유를 라이언 홀리데이는 ‘절제의 부족‘으로 뽑았다.

화면 속 수도사들의 모습을 보니 나는 너무 많은 것을 욕망하고, 물건과 생각들을 이고 지며 살고 있었다.

스토아학파의 대표주자인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황제의 《명상록》을 1년 가까이 필사해 오고 있다.

스토아 철학을 중심으로 그의 사상을 전하는 라이언 홀리데이 작가 글을 좋아한다.

스토아 철학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이성은 신의 뜻과 같은 말이라 볼 수 있다.

금욕과 평정(아파테이아), 현자를 강조하기에 수도사의 삶과도 매우 가깝다.

2023년, 힘들었던 순간마다 시와 철학이 힘이 돼주었다.

2024년에는 내 삶의 철학이 어디에 뿌리를 두고 있는지, 어떤 철학과 가까운지 알아가고 공부해 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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