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록》,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_제7권 37.
“사람의 얼굴은 마음이 명령하는 것에 순종해서 아주 순순히 거기에 따라 표정을 짓고 자세를 취하는데, 마음이 자기 자신이 명령하는 것에 순종해서 표정을 짓고 자세를 취할 수 없다면, 그것은 수치스러운 일이다.”
-《명상록》,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_제7권 37.
표정이 잘 숨겨지지 않는다.
좋고 싫음이 얼굴에서 드러난다.
티 내지 않으려고 하는데 티 나는 것 같다.
여전히 감정의 하수다.
마음을 다잡자, 이렇게 해보자, 저렇게 해보자 다짐해 놓고선 30분도 안 됐다.
외부 자극에 순식간에 무너져 내렸다.
1시간 동안 감정의 소용돌이에 휩싸인 나를 보며 좌절감을 느꼈다.
고작 이런 일로 내 에너지를 소모시키다니.
이제는 자극에 대처하는 내 태도와 마음이 실망스러워지기 시작했다.
어떤 일이 있어도 마음의 동요만큼은 일고 싶지 않은데, 표정 변화나 말투 등 싫은 마음 티라도 내고 싶지 않은데, 나와 타인을 속이는 데에 엄청난 에너지가 쓰인다.
그마저도 완벽하지 않으니 무력감을 느낀다.
내가 힘든 순간을 극복하는 방법은 언젠가 나와 비슷한 일을 겪은 사람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경험을 하는 중이라 여기는 것.
글감의 소재로 생각하는 것.
이 시기를 지나면 이전보다는 더 강해져 있을 거라는 믿음을 가지는 것이다.
이른 결혼생활과 연년생 형제를 키우며 처음 겪어보는 감정에 휘말렸던 지난날처럼 이번에도 잘 지나갈 거다.
더 성장한 나를 만나기 위해서, 정신적인 도약을 하기 위한 시간이라고 여기자.
무너져도 일어서고, 또 무너져도 다시 일어서면 된다.
쇠는 두드릴수록 단단해진다.
불순물을 제거하고 원하는 만큼의 강도를 얻기 위해서 계속 두드린다.
철 외의 불순물, 특히 탄소 함유량이 2% 이상이면 주철이라 하고 탄소 함유량이 2% 이하면 강철이라고 한다.
주철에서 강철이 되어가는 과정이라 생각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