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록》,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_제7권 40.
“우리의 인생은 다 익은 벼 이삭처럼 베어진다. 한 사람이 탄생하고, 한 사람은 죽는다.”
-《명상록》,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_제7권 40.
크리스마스 날 캔들이 생겼다.
작은 새장처럼 생긴 하얀색 캔들 집도 있다.
몇 번 태우지 않았는지 양초도 거의 새것이었다.
우연히 내게 온 캔들에 새벽마다 불을 붙이고 있다.
은은하게 퍼지는 향이 달콤하다.
며칠 계속 피우다 보니, 벌써 많이 줄어들었다.
‘우리의 인생은 다 익은 벼 이삭처럼 베어진다.’라는 오늘 문장처럼 앞에서 타고 있는 초도 인생과 비슷하다.
하루하루 죽음을 향해 가고 있다.
수명이 짧아지고 있다.
오늘이 살아갈 날 중에서 가장 젊은 날이라는 말도 꼭 맞다.
어린 아이나 청소년이나 어른이나 마찬가지일 텐데, 아이들은 크고 나는 줄어드는 것 같다.
생물학적인 노화는 어쩔 수 없지만 정신적인 노화는 의지에 따라 멈출 수 있다.
미국의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이 평생 기억한 문구 하나가 있다.
“온화한 철학의 차분한 빛 속에서.”
스물여섯 살 때 스토아학파에 관한 연극 한 편을 보았는데, 거기에서 들은 문구라고 한다.
살아가면서 수많은 문제에 부딪히겠지만 이러한 문제보다 더 중요한 질문이 있다.
‘모든 일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삶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을 검토할 때 비춰볼 온화한 철학의 차분한 빛을 우리는 얼마나 통제할 수 있는가?’
처음에 느낀 걱정, 불안, 두려움, 선입견이 무언가를 결정하게 만들지 말자.
자제심을 가지고 천천히, 합리적이고 철학적으로 생각한 뒤에 행동해야 한다.
빠른 사고를 하는 더 낮은 자아가 아니라 느린 사고를 하는 더 높은 자아를 선택하자.
탄생하는 생명이 있으면 소멸하는 생명도 있다.
태어나는 순간 모두가 생이라는 긴 평행선상 위에서 죽음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양초는 제 몸을 녹이면서 주위를 밝고 따뜻하게 만든다.
타오르는 동시에 녹고 있는 양초를 보며 생각한다.
온화한 철학의 차분한 빛 속에서 나는 오늘 하루를 어떻게 바라보고 보낼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