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모든 서로 상반된 것들이 뒤섞이고 결합되어서

《명상록》,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_제7권 48.

by 안현진

이 모든 서로 상반된 것들이 뒤섞이고 결합되어서 하나의 통일된 질서를 이루고 있는 것을 저 높은 지점에서 내려다 볼 수 있어야 한다.


-《명상록》,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_제7권 48 중에서



아침부터 들뜬다.

한 달 전부터 잡은 약속이 오늘이기 때문이다.

12월 만남이 무산되고 멀게만 느껴지던 1월로 약속을 잡았었다.

오늘을 위해 해야 할 일과 집 정리도 일부 미리 해두었다.

차분해야 할 새벽에 마음이 자꾸 간질간질 거린다.

전날 밤, 차 시간 때문에 몇 시에 헤어질지 얘기하다가 막차, 심야 얘기까지 나왔다.

내일이 일요일이라 친구들은 더 늦게까지 놀 수 있다고 했다.

그 분위기에 나도 잠시 휩쓸렸다.

결국 저녁 먹고 헤어지는 쪽으로 되었지만 오늘 아침이 되어서야 깨달았다.

‘아, 맞다. 내일 이 시간을 위해서는 일찍 자야 하잖아!’

저녁 먹고 조금 더 일찍 자리에서 일어나야겠다.

오늘 같은 날은 일상의 이벤트다.

이벤트는 잠깐 있다가 사라진다.

지속되는 게 아니다.

특별하고 기분 좋은 날이지만 이에 일상이 흔들려서는 안 된다.

안 좋은 이벤트가 있을 때도 마찬가지다.

평소와 다른 하루를 즐기되 빠르게 내 자리로 돌아오자.

상반된 것들이 뒤섞이고 결합되어 통일된 질서를 이루는 모습을 저 높은 지점에서 내려다볼 수 있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내 두 발이 일상이라는 땅에 단단하게 발붙이고 있어야 한다.

나를 강하게 만드는 것은 내가 매일 반복하는 일상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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