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록》,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_제7권 59.
너의 내면을 파라. 너의 내면에는 선한 것이 솟아나오는 샘이 있고, 그 샘에서 언제라도 선한 것이 솟구쳐 나오게 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그 샘을 파야만 한다.
-《명상록》,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_제7권 59.
3일째 아프다.
열이 오르고 머리가 아프고 춥고 기침이 나온다.
아침에 눈 떴을 때가 제일 아프다.
약 먹고 오전 내내 누워 있다가 오후 되면 조금 나아진다.
기력 없이 움직이고 일상생활하다가 밤이 되면 다시 안 좋아져서 일찍 눕는다.
아침 알람이 울리고, 무거운 몸을 일으킨다.
‘몸도 안 좋은데 오늘은 건너뛸까….’ 하는 마음이 일지만 거실로 나온다.
앉아서 하루를 계획하고, 일기를 쓰고, 필사를 쓴다.
그리고 다시 침대에 눕는다.
선우는 이제 열은 안 나지만 기침을 계속하고 한 번씩 배가 아프고 기운이 없다.
아픈 게 오래간다.
아이들이 돌아가며 아플 때, 차라리 내가 아프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지금도 그 생각은 여전하지만 아픈 내가 아픈 아이를 돌보는 건 어려웠다.
이틀 동안 남편이 쉬면서 아이들 끼니 챙기고, 놀아줘서 다행이었다.
오늘은 어떨지 걱정된다.
선우나 나나 둘 중 한 명이라도 툭툭 털고 나아지면 좋겠다.
조금 전, 나와 남편, 선우가 다 같이 일어났다.
나는 열재고 약 먹고 책상에 앉았다.
선우는 물을 마시러 나오고, 남편은 자기 방으로 갔었다.
잠시 뒤 아야 아야 하는 소리에 가 보니 배가 아프다고 한다.
찬물 먹고 얹힌 것 같다고 남편이 이리저리 살펴본다.
일어나니 어지러워서 다시 거실로 나와 앉았다.
아픈 선우가 짜증 내는 소리, 남편이 왜 화를 내냐며 웃는 소리가 들린다.
괜찮아진 아이 방에 불을 끄고 문 닫고 나오더니 내 열을 재러 온다.
일기를 쓰고 있어서 저리 가라고 밀쳤는데, 자기 욕 썼냐고, 나중에 몰래 봐야지 장난친다.
일기는 원래 보는 게 아니라고 품에 안았더니 웃으며 관심 없다고 열을 잰다.
열이 없다고, 둘 다 살만하니까 짜증을 내네 하며 방으로 들어간다.
몸이 약해지니 마음도 약해진다.
아팠던 월요일부터 화요일, 수요일인 지금의 나까지 되돌아본다.
외부로든 내부로든 부정적인 마음이 크다.
선을 행하지는 않더라도 선한 마음을 잃어서는 안 된다.
선한 것이 솟아 나오는 샘이 말라 가고 있었던 건 아닌지 살펴본다.
‘너의 내면을 파라’라는 말이 강렬하게 다가오는 것은 내게 필요했던 말이기 때문이리라.
선은 내 안에 있는 많은 샘 중 하나다.
또 어떤 샘이 있는지, 상태는 어떠한지 정기 점검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