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순간에도 나이기를 포기하지 않을 수 있는 이유

《명상록》,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_제8권 14.

by 안현진


사람을 만날 때마다 그 즉시 "선악에 대한 이 사람의 가치관은 무엇인가"라고 먼저 자문해 보라.


-《명상록》,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_제8권 14 중에서



남편은 ENFP, 나는 ISFJ다.

나와 다른 점에 이끌려 좋아하게 됐지만 살면서 다른 점은 생활의 불편함으로 다가왔다.

살아온 환경 자체가 다르니 생활 방식과 생각도 다를 수밖에 없었다.

막 연애를 시작했을 때와 신혼 때, 서로를 알아가고 이해하는 과정에서 다퉜다.

연애와 결혼. 둘 다 초기에만 자주 다퉜지, 이후로는 큰 다툼 없이 만났고 살아오고 있다.

그러다 최근, 결혼 10년 차에 이 '이해' 문제로 크게 마음 상하는 일이 있었다.

서로를 이해한 줄 알았으나 이해하지 못하는 데서 오해가 쌓였다.

친밀했던 사람에게서 괴리감이 느껴졌다.

외롭고 공허했다.

하지만 오해를 풀고 이해로 다시 마음자리를 메꿔갔다.

이해는 상대방을 위한 일이기도 하지만 나를 위한 일이기도 하다.

이번 일을 계기로 깨달은 것은 그 누구도 나만큼 나를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타인에게 나를 이해해 달라 바라기보다 나를 이해하지 못할 수 있음을 내가 이해하는 시간이었다.

가까운 사람이라고 해서 무조건 나를 전부 다 이해할 필요는 없다.

나만 알고 있으면 된다.

'네가 왜 그런 생각과 행동을 하는지 나는 알아, 너를 온전히 이해하는 사람은 나밖에 없어.'

나만큼 나에게 확신을 주고 믿어주고 응원할 사람은 없다.

어떤 순간에도 나이기를 포기하거나 나를 놓지 않을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끊임없이 내게 묻고 답하고 쓰며 나를 정리해 나간 시간에 있었다.

나와 나 사이의 신뢰관계를 견고하게 할 사람도 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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