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록》,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_제8권 46.
우주의 본성이 네게 할당해 준 것들 중에서 네가 감당할 수 없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명상록》,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_제8권 46 중에서
남동생이 이사 준비로 바쁜 날들을 보내고 있다.
대출, 이자 부담, 리모델링 등으로 마음이 복잡해 보인다.
남편 지인도 곧 이사할 예정이라 인테리어에 관해 물어봤었다.
다들 가지고 있는 돈에서 대출받아 집을 옮기려니 빠듯하다.
주거 문제에 있어서는 나도 고민이 많다.
일반적이지 않은 상황, 마음의 부채감, 재정 상태… 동생과 집 관련하여 이런저런 얘기를 주고받았다.
그러다 내 상황이 그리 나쁘지 않다는 걸 알게 되었다.
내가 경제활동만 하면 하나씩 풀릴 일이었다.
"심플하지?"
묻는 동생 말에서 힘을 얻었다.
마침 어제가 남편 월급날이었다.
내게 생활비를 보냈다고 해서 고맙다고 말했다.
"큰 보탬은 안 되겠지만 잘 쓰세요~" 하기에 무슨 말이냐, 이 돈으로 우리 모두 생활하는데, 나도 곧 경제 활동을 하면 조금씩 나아질 거라고 했다.
남편은 안다고, 믿는다고 말하면서 지금은 아이들한테 엄마가 옆에 있는 게 생활 습관이나 정서적으로 큰 도움이 되는 것 같다 한다.
전날 밤, 내가 윤우와 학교 숙제, 해야 할 일로 씨름하던 걸 두고 하는 말이었다.
윤우는 친구와 형들이랑 축구하느라 어둑해진 7시가 다 되어 들어왔었다.
씻고 밥 먹고 나니 피곤은 몰려오고, 형은 같이 TV 보려고 기다리고 있고, 매일 해야 할 일은 하나도 안 했고, 학교 숙제도 해 가야 하니 힘들어했다.
결국 다 못하고 잤다.
내일부터는 무조건 6시 전까지 집에 오기로 약속했다.
어제는 6시 10분에 들어와서 씻고 저녁을 먹었다.
그리고 영어 듣기, 필사, 일기, 독서를 하나씩 해 나갔다.
학교에서 그날 읽을 책도 틈틈이 읽어 와서 더 일찍 끝났다.
학교 수학 숙제는 선우가 도와주었다.
우리 모두 윤우가 집중할 수 있게, 할 일을 끝낼 수 있게 지지해 주었다.
윤우는 홀가분한 마음으로 TV를 볼 수 있었다.
결혼, 취업, 이사, 출산… 과 같은 일은 환경을 바꾸는 큰 톱니바퀴다.
습관, 생각, 루틴, 인간관계는 일상을 지탱하는 작은 톱니바퀴들이다.
어느 것 하나 중요하지 않은 일은 없지만 시기마다 그 중요도가 달라진다.
내게는 큰 톱니바퀴를 굴릴 시기가 다가오고 있는 듯하다.
걱정되고 고민하는 문제도 하나하나 세세하게 들여다보면 해결 못할 것도 없다.
나에게 일어나는 일들은 살아가면서 겪을 수 있는 자연스럽고도 당연한 일이다.
그러니 내가 감당할 수 없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