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이 이끄는 대로

《명상록》,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_제8권 45.

by 안현진

네가 원하는 곳으로 나를 아무데나 집어던져라. 거기에서도 내 안에 있는 신성이 자신의 본성을 따라 행한다면, 나는 만족해하고 행복해할 것이다.


-《명상록》,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_제8권 45 중에서



나의 기쁨은 책과 글쓰기에 있다.

내가 원하는 곳으로 나를 아무데나 집어던져라고 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른 물음은 읽고 쓰는 사람이 있는 곳으로? 독서모임 같은 곳으로? 였다.

그건 아니었다.

독서모임에서 얻고 나누는 것도 많겠지만, 말을 많이 하는 곳과 거리를 두게 된다.

왜 그럴까 생각해 봤다.


말을 하면 할수록 내 안에 쌓여 있던 게 날아가는 것 같다.

잘 모아졌는지, 제때 익었는지 확인할 틈도 없이 꺼내 보였다가 말로써 허무하게 날아가 버리는 것 같다.

시간을 두고 내 안에 있는 것들을 그러모아 글로 쓰는 게 더 좋다.

책을 읽어도 단편적인 지식만 가지고 아는 듯 말하지 않고, 내 안에서 소화시켜서 내 언어로 말하고 싶다.

누군가 읽고 느낀 감상 말고, 나는 어떻게 읽고 어떤 감정을 느꼈는지를 글로 정리해 본다.

그래서 점점 말을 아끼게 되고, 말하기까지 시간이 걸린다.


사회적으로 봤을 때 이런 내가 도태되어 보이고, 답답해 보이진 않을까.

사람들 앞에 서서 말하는 게 익숙해지고 편안해지는 날이 올까.

책과 글을 정말 좋아하는 게 느껴지는 한 작가님이 떠올랐다.

50대의 나를 떠올리면 나도 그분처럼 읽고 쓰는 행위를 여전히 순수하게 좋아하고 즐기고 있으면 좋겠다.

타인의 시선이나 사회적 잣대가 아닌 내 마음이 이끄는 대로 따라가 보고 싶다.

'내 안에 있는 신성이 자신의 본성을 따라 행한다면, 나는 만족해하고 행복해할 것이다.'라는 말처럼 말이다.



작가의 이전글나만의 이야기를 써 나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