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는 어떤 점에서 운이 좋은가?

<꿈이 있는 엄마의 이야기_3월 17일 이야기>

by 안현진



"엄마! 은서 왜 이렇게 귀여워?!"

"엄마! 우린 은서가 있어서 너무 좋다!" ​


선우, 윤우의 18번이다.

귀여워 어쩔 줄 몰라하며 볼을 잡아당기기도 하고, 달랑 들어 옮기기도 한다.

"은서 인형 아니야~ 조심히 대해줘."

엄마의 당부는 흘려듣는 게 분명하다.

책상 밑에 앉아 있다가 포착된 둘째, 셋째 모습.


오빠만 둘 있는 집 막내로 태어나 사랑만큼은 듬뿍 받는다.

우리 집뿐만 아니라 주위 사람 모두 은서의 탄생을 축하한다.

딸이라서 그러리라.

나도 딸이 있어 좋지만 그런 반응은 조금 아쉽다.

은서가 아들이었으면 이렇게 축하와 사랑만 받지는 못했을까?

아들이면 뭐 어때서. 괜히 연년생 아들 둘 키울 때의 서러움이 생각난다.

선우였던가, 윤우였던가 어느 날 이런 말을 했다.

"엄마! 은서가 여자 아기라서 좋아! 남자 아기도 한 명 더 있으면 좋겠다!"

"어허. 그런 말 하는 거 아니야..."



동생 꼬옥 안아주는 작은 오빠.



시댁이 걸어서 15분 거리에 있다.

아버님, 어머님이 자주 장 본 음식을 갖다 주신다.

현관문 앞에서 전해주고 곧바로 가실 때가 대부분이다.

엄마는 늘 우리가 뭐 먹고 사는지 걱정하신다.

"아버님이 반찬 갖다 주셔서 그거 먹으려고~ 먹을 거 많으니까 걱정 마~"

"아이고. 그런 시아버지가 어딨노. 네는 복도 많다."

아이들도 할아버지가 갖다 준 음식이나 과자를 보며 말한다.

"엄마! 할아버지가 우리 좋아서 이거 갖다 준거야?"

친정에 갈 때마다 엄만 상차림에 신경 쓴다.

뭐 이것저것 하지 말라고 해도, 하는 거 없다면서 한 상 푸짐하게 집밥을 해준다.

"엄마~ 할머니 밥 먹고 싶다! 할머니는 우리 좋아서 맛있는 것도 많이 해줘~"

지금은 먹는 걸로 사랑을 확인할 때인가 보다.

자기가 사랑받고 있다는 느낌은 중요하다.

유아·청소년기를 거치면서 자신의 존재에 대한 단단한 믿음이 생긴다.

사춘기를 지날 때도 '나는 사랑받는 존재'라는 믿음이 흔들리던 나를 다시 제자리로 돌려놓는다.

나는 소중한 존재란 생각에 스스로를 아끼고 귀하게 여길 줄 안다.

그럼 점에서 좋은 부모님을 만난 나도, 운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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