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록》,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_제8권 51.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물이 고여 있는 웅덩이가 아니라 영원히 솟아나는 샘을 가질 수 있는가. 늘 유의하여 네 자신의 자유를 지키고 선의와 소박함과 겸손함으로 행하는 것이다.
-《명상록》,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_제8권 51 중에서
오늘 문장을 필사하며 떠오른 사람이 있다.
지난번 신문에서 봤던 한양대 최고령 박사이자 ‘윤동주 시의 장소성에 관한 연구’로 박사 학위 받은 황재철 동원 특수화학 대표다.
“평생 공장을 운영하면서 깨달은 게 한 가지 있습니다. ‘몸뚱어리의 때는 묻어도 되고 낡은 옷도 상관없지만 정신의 때는 절대 남겨선 안 된다’는 겁니다. 살아보면 압니다. 정말로 소중히 가꿔야 할 건 몸이 아니라 정신의 때예요. 정신의 때는 자기 스스로 못 씻으니 스승을 만나야 하고요.”
나는 《명상록》을 통해 매일 지혜로운 황제의 생각을 만나고 있다.
물이 고여 있는 웅덩이가 아니라 영원히 솟아나는 샘을 가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마르쿠스 황제는 나의 자유를 지키고 선의와 소박함과 겸손함으로 행하라 말한다.
밖에서 나를 죽이려 들고 온갖 저주를 퍼붓는다고 해도 내가 순수하고 지혜로우며 건전하고 정의로운 사고를 유지해 나가는 것과 상관없다 한다.
지나치게 타인의 시선과 생각을 신경 쓰며 산다.
오늘 필사 내용이 유난히 좋다고 느꼈던 것도 이런 내 성격 때문일 것이다.
이번에는 나에게 물어본다.
내 안에서 끊임없이 맑은 물이 샘솟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좋은 글을 읽고, 좋은 생각을 하고, 좋은 행동을 하는 게 일상이 되어야 한다.
오늘 아침, 밥 먹는 아이들에게 물었었다.
"비가 와서 좋은 점이 뭘까?"
선우는 논에 물을 줘서 좋다고 말한다.
윤우는 나무에 물을 줘서 좋다고 말한다.
그럼 너희한테 비가 와서 좋은 점은 뭐가 있을까 다시 물었다.
잠깐 생각하더니 둘 다 없다고 한다.
아이들 생각은 더 들을 수 없었지만, 엄마의 질문이 어떤 상황에서도 긍정적인 면을 찾도록 하는 작은 불씨가 되었으면 좋겠다.
예쁜 마음과 생각을 심어줄 수 있는 질문을 나부터 많이 해야겠다.
"은서야, 비 오면 뭐가 좋아?"
옆에서 색칠하고 있는 네 살 딸에게도 물어본다.
"비 오면 장화 신고 우산 쓰고."
비가 오면 논과 나무에 좋고, 장화 신고 우산 쓸 수 있어 좋다는 세 아이 덕분에 내 마음에도 맑은 샘이 퐁퐁 솟아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