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록》,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_제8권 53.
자기가 하는 일마다 후회하는 그런 사람이 어떻게 자기 자신을 인정할 수 있겠는가.
-《명상록》,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_제8권 53 중에서
도내 소방 경연 대회에 참가한 남편이 3등을 했다.
4년 연속 팀으로 대회에 나가다가 올해는 처음 도입된 개인 부문으로 나갔다.
3등까지 전국 대회에 참가할 수 있어서 다시 대회를 준비해야 한다.
저걸 다 어떻게 해낼까 할 만큼 하는 일도 많지만, 무난히 소화해 내는 남편이 신기하다.
나는 신경 쓰이는 일 하나가 있으면 그것에 오롯이 시간과 에너지를 쓴다.
하나만 해도 버겁고 기진맥진한다.
남들보다 배로 해야지만 평균에 맞춰진다.
요령이 부족한 걸 수도 있고, 원래가 느려서 일 수 있다.
이런 내가 답답하고 뒤처지게 여겨지기도 했었다.
지금은 아니다.
내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최선을 다하려 하고, 과정에 후회를 남기지 않으려 한다.
그래서 결과가 어떻든 받아들이고 빠르게 털어버린다.
벚꽃 피는 봄은 중간고사 기간이었다.
꽃놀이 가고 싶은 마음을 눌러가며 도서관에서 공부했다.
성적은 중간이었지만, 그 시간에 한눈팔지 않고 자리를 지키며 공부했기에 큰 후회는 없었다.
내가 쏟은 마음과 노력을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은 나이다.
선우, 윤우에게도 자주 말한다.
남은 모르더라도 나는 알지 않느냐고, 그러니 누가 보든 안 보든 자신에게 부끄러운 행동은 하지 말자고 말이다.
오늘 자 아이들 필사 달력에 이런 문장이 적혀 있었다.
‘언제나 나라는 존재에 대해 치열하게 생각하고 질문하는 아이로 키워라.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은 세상에 자신이라는 존재를 맡긴 것과 다름없다.’
돌아오지 않을 이 시간에 떳떳할 수 있다면, 미래의 내게는 당당할 수 있고 과거의 내게는 고마워할 테다.
최근, 기다리는 소식이 있었는데 기대하던 소식을 듣지 못했다.
아쉬움과 함께 나의 부족함을 받아들이고 더 노력해야겠다고 전의를 다졌다.
느리고 오래 걸려도 좋아하는 일을 계속할 자신이 있다.
계속하다 보면 잘하게 될 날도 오지 않겠는가 생각할 수 있는 것도 나의 성향과 속도를 잘 알고 있어서다.
나에 대해 생각하고 물으며 하루를 살아야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