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중 가장 많이 생각하고 하는 일

《명상록》,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_제9권 12.

by 안현진

일을 하되, 가축처럼 비참하게 일하지도 말고, 동정을 얻거나 감탄을 불러일으키기 위해서 일하지도 말라. 오직 공동체적 이성을 따라 행하거나 행하지 않기만을 바라라.


-《명상록》,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_제9권 12.



자체적으로 의미 부여가 되면 혼자서도 잘 굴러가는 편이다.

옆에서 이게 좋은 것 같다고, 잘할 것 같다고, 어울린다고 아무리 권해도 마음이 생기지 않으면 잘 안 한다.

억지로 하는 건 즐겁지도 않고 오래가지도 않는다.

내 안에서 의미가 생기면 꾸준히 하는 건 자신 있다.

장점이자 단점이다.

싫어도 해야만 하는 일이라면 어떻게든 의미 부여를 한다.

이 일을 해야 하는 이유와 이 일을 해야 하는 의미는 다르다.

이유와 의미 사이에는 내적 동기가 자리 잡고 있다.

이유만 있을 때는 행동까지 가는 데 시간이 걸린다.

이유와 의미가 함께 있으면 다른 일은 2순위가 된다.


오늘 아침 일기에 《스토아 수업》 을 정리할 생각에 재밌겠다고 적었다.

기억하고 싶은 문장 3개를 뽑으면서 여러 번 훑고 정리한다.

독서노트에 쓰면서 한 번 생각 정리하고, SNS 몇 군데에 옮겨 적으면서 다시 정리한다.

독서노트는 나를 위해 쓰지만 SNS에 올리는 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면 좋겠다는 마음에서다.

글쓰기의 재미는 아날로그에서 시작된다.

이게 디지털로 확산되는 재미가 있지만 처음은 아날로그다.

《스토아 수업》에서 뽑은 첫 문장에도 이런 내용이 나온다.

'탁월함이란 외부적인 성취가 아니라, 자신이 통제할 수 있는 분야에서 탁월함을 보이는 것이다. 운이 좋아 외부적인 성취도 이루면 좋겠지만, 사실 덕은 결과가 아니라 생각과 행동, 선택과 책임에서 나온다.'

외적인 성취가 있으면 더욱 좋지만, 없어도 이어갈 수 있는 이유가 과정을 즐기는 데 있었다.


하루 중 가장 많이 생각하고 하는 일이 그 사람의 정체성을 말해준다.

노트북 앞에 앉아 있는 시간이 길다고 글 쓴 양도 많은 건 아니지만 언제고 틈만 나면 의자에 앉는다.

그리고 수시로 읽는다.

다른 일을 하면서도 책과 글쓰기를 생각한다.

비록 눈에 보이는 결과물은 없더라도 하루하루 충실히 읽고 쓰며 보낸다.

나의 정체성은 단연코 읽고 쓰는 데에 있다.



작가의 이전글스토아 철학을 공부할 수 있는 쉽고 재밌는 입문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