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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현진 Apr 20. 2024

철학을 실천하는 삶

《명상록》,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_제9권 13.

오늘 나는 나를 괴롭히는 온갖 것들에서 벗어났다. 아니, 그것들을 던져 버렸다. 그것들은 외부에 있었던 것이 아니라, 내 안에, 즉 내 자신의 판단에 있었기 때문이다.


-《명상록》,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_제9권 13.



마르쿠스 황제가 집권하던 당시, 역병으로 수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었고, 국경에서는 19년간 전쟁이 끊이지 않았다.

지병을 앓고 있어 고통은 반복적으로 찾아왔으며 13명의 자녀 중 8명이나 모두 어린 나이에 잃었다.

또한 사랑하는 아내마저 일찍 눈 감고, 가장 신뢰하던 장군에게는 배신을 당했다.  

이런 계속된 고난을 이겨낼 수 있었던 이유가 뭘까?

그는 태어날 때부터 완벽하지 않았다.

자신이 왕이라는 역할을 선택하지는 않았지만, 자신의 운명 안에서 최선을 다했다.

분노, 슬픔 같은 인간적 정념과 함께 자신의 가치를 무너뜨리는 해로운 정념도 길들이기 위해 노력했다.


《명상록》의 원제는 '나에게 쓴 일기'다.

처음부터 독자를 염두에 두고 쓴 글이 아닌 자신을 위한 글이었다.

마르쿠스는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삶에서 닥쳐올 고난과 시련을 견디기 위해 글을 썼다.

《명상록》에는 죽음에 관한 글이 자주 나온다.

앞서 권력과 명성을 누리며 살았던 황제와 철학자들도 결국 죽고, 죽음 앞에서는 평등하다.

마르쿠스 황제도 자신이 이 세상에 스쳐 지나가는 사람이란 걸 알았기에 타인의 칭송, 숭배, 권력, 비판에 개의치 않았다.


"네게 일어나는 일들 때문에 화를 내는 건 아무런 쓸모가 없다. 그 일들은 네게 아무런 감정도 없기 때문이다."

그의 말처럼 일어난 일에는 아무런 감정이 없다.

그 일을 어떻게 바라보고 느끼느냐는 내게 달렸다.

외부 자극에 초연하고 평점심을 갖기란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끊임없이 자신을 되돌아보고 마음을 다스리며 현자의 경지에 다다른 황제처럼 우리도 노력하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다.

마르쿠스는 철학을 가장 잘 실천하는 방법이 자신이 현재 맡은 역할을 충실히 다하는 것이라고 했다.

내게 주어진 역할을 묵묵히 해내면서 최선을 다해 사는 것만으로도 철학을 실천하는 삶을 살고 있다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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