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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현진 May 02. 2024

아이의 빛나는 원석을 지킬 책임

《명상록》,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_제9권 25.

어떤 사물을 만들어 내는 근본적인 원인을 꿰뚫어보되, 거기에서 재료로 사용된 것과 따로 분리해서 살펴보라. 그런 후에는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그 사물이 그 본성에 의거해서 최대한으로 존속할 수 있는 기간이 얼마 동안인지를 알아내라.


-《명상록》,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_제9권 25.



자식은 부모를 닮는다.

환경적인 영향을 받아서도 있겠지만 유전적으로 받는 것도 있다 생각한다.

이왕이면 내성적이고 조용한 나보다는 활달하고 사교적인 남편을 닮기 바랐다.

하지만 첫째는 딱 나이고, 둘째가 외모부터 성향, 성격이 완전 아빠다.

집에서는 수다쟁이에 활발한 은서도 밖에만 나가면 말 한마디 안 하는 수줍은 아이가 된다.

그래서 성격 면에서 아이를 비교하거나 선우는 왜 그렇냐, 은서는 수줍음이 저렇게 많아서 어떡하냐는 얘길 들으면 조금 주눅이 든다.

날 닮아서 그렇다는 말일까….

성격은 바꿀 수 있어도 성향은 타고나는 부분이다.

내 기질을 아이가 어느 정도 받고 있는 거라면 나는 더더욱 조심해야 한다.

아이의 안이 얼마나 섬세하게 이루어졌는지 누구보다 아는 사람이니까.

타인은 아이의 단편적인 면만 보고 얘기할 뿐이다.

그러니 상처받거나 걱정할 필요 없다.

별로 예뻐 보이지 않을 수도 있고 왜 저렇게 예민할까 할 수도 있지만 그 안엔 누구보다도 순수하고 선하고 단단한 것이 들어 있는 걸 나는 안다.

사람은 다 다르다.

다른 것은 잘못한 것도 이상한 것도 아니다.

그저 다를 뿐이다.

자식을 누구보다 잘 아는 건 부모다.

부모에겐 아이의 빛나는 원석을 지킬 책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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