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안현진 Jun 13. 2024

현생의 나는 전생의 나에게 덕을 입고 살아간다

《명상록》,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_제10권 5.

네게 일어나는 모든 일은 영원 전부터 너를 위해 정해져 있는 것들이고, 원인들의 연쇄는 영원 전에 너의 실존과 네게 일어날 모든 구체적인 일들을 한데 엮어서 짜놓았다.


-《명상록》,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_제10권 5.



생은 반복된다고 믿는다.

전생에 내가 어떤 삶을 살았는지 궁금할 때가 있다.

건너 건너 아는 사람이 점쟁이에게 자신의 전생을 물어봤다가 알아서 뭐 하려고 그러냐, 현생이나 열심히 살아라는 타박을 들었다고 한다.

내가 태어나기도 전의 삶을 알게 되면 지금 생에 큰 영향을 미칠까.

과거의 삶까지 모두 기억하는 것은 형벌일 수도, 기회일 수도 있다.

내가 실존하기도 전부터 내게 일어날 모든 일이 짜여 있었다는 것도 그렇다.

형벌이 반복되는 것일 수도, 기회가 반복되는 것일 수도 있다.


국적, 성별, 나이는 달라도 성격은 지금과 크게 달랐을 것 같지 않다.

지금을 살아가는 내가 과거에도 있고, 미래에도 존재할 것 같다.

1세대, 2세대, 3세대 스파이더맨이 한자리에 모이는 것처럼 영화 같은 일은 일어나지 않겠지만 한 번씩 생각해 본다.

어디선가 살아가고 있을 다른 삶의 나는 무엇을 하고 있을까.

저마다 정해진 운명을 부여받고 태어났다 해도, 그 인생 안에서 조금씩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다.

현재의 나는 과거의 내게 덕을 입고, 미래의 나는 현재의 내게 덕을 입고 살아갈 것이다.

그러니 현재를 살라는 말은 언제나 진리에 가깝다.



작가의 이전글 영양 가득한 밥상과 같을 그 무언가를 찾아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