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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현진 Jun 29. 2024

가벼움보단 묵직한 존재로 남고 싶은 마음

《명상록》,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_제10권 16.

선한 사람은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이미 충분히 말했으니, 이제는 그런 말은 그만두고, 네 자신이 선한 사람이 되라.


-《명상록》,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_제10권 16.



오늘 문장을 읽고 왠지 부끄러워졌다.

요즘의 내가 조금 가벼워진 것 같아서다.

말은 하면 할수록 사람을 가볍게 만든다.

내뱉지 않은 말은 안으로 안으로 쌓여 무겁게도 하고, 묵직하게도 만든다.

체중은 늘었거나 그대로일 텐데 나는 왜 자꾸 가벼워지는 것 같을까.

좀 더 신중하게 말하고 행동할 걸… 후회가 밀려온다.

 

책상 위에 올려둔 아이들 필사 달력이 눈에 들어온다.

‘자신을 실제보다 훨씬 부풀려 포장하는 것도 나쁘지만 자신의 능력과 실력을 낮게 측정해서 과소평가하는 것은 더 불행한 일이다. 과대평가하는 마음과 과소평가하는 마음은 결국 나약한 내면에서 나온다.’

때때로 자신에게 너무 엄격하다고, 스스로를 과소평가한다는 말을 듣는다.

자신이 가진 강점이 무엇인지 알고, 그걸 잘 활용할 줄도 알아야 하는데 어떤 무기를 가지고 있는 지 잘 모르는 것 같다고 말이다.

어쩌면 이것도 나의 내면이 약해서 일지도 모른다.

최민준 작가의 강연을 들으러 갔던 날, 치료자와 교육자의 차이에 대한 얘길 들었다.

치료자는 문제 해결에 집중하고, 정상화를 목표로 한다.

교육자는 아이가 갖고 있는 것에 집중하고, 발현시킨다.

부모는 자녀에게 치료자가 아닌 교육자가 되자는 말이 울림있게 다가왔었다.

이는 아이뿐만이 아니라 자신에게도 해당된다.

내가 가지고 있는 좋은 면을 더욱 크게 키우고, 사랑하게 만들기.

타인에게도 내게도 선한 사람 되기.

땀에 젖어 들어온 두 아들이 씻으러 들어갔다.

막내는 어느 틈엔가 자고 있다.

밥을 안치고, 마트에서 장봐온 것으로 저녁을 짓는다.

그리고 부지런히 글도 쓴다.

말보다 행동으로 보여주는 삶, 가벼움보단 묵직한 존재로 남고 싶은 마음을 남아있는 오늘 하루에 보태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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