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안현진 Jul 01. 2024

힘든 일을 만날 때마다 내가 믿을 수 있는 것

《명상록》,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_제10권 19.

조금 전까지만 해도 그들은 자신의 어떤 목적을 이루기 위해 자기가 필요로 하는 모든 것들의 노예들이었던 자들이고, 이후에도 마찬가지로 그런 노예들로 살아가게 될 자들이다.


-《명상록》,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_제10권 19 중에서



<인사이드 아웃 2>는 속편은 1편을 못 따라온다는 편견을 깬 영화다.

1편에 이어 2편도 새로운 변화와 감정을 섬세하게 담아냈다.

사춘기를 맞이한 라일리에게 불안이, 따분이, 부럽이, 당황이라는 감정이 찾아온다.

내 안에서 일어나는 변화가 무엇인지, 내가 왜 이런 감정이 생기는지 알아가는 것이 사춘기 과정이다.

자신의 변화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생각하느냐에 따라 나라는 사람을 만드는 자아, 신념이 생겨난다.


아이에서 어른이 되어갈수록 단순했던 감정이 복잡해진다.

일어나는 일도 어릴 때만큼 단순하지 않다.

무언가를 갖고 싶어서 애가 닳기도 하고, 잘못된 선택에 크게 후회하기도 하고, 외부 환경에 휩쓸려 다니다 만신창이가 되기도 한다.

마음의 노예만큼 괴로운 것도 없다.

스스로가 자신을 가두고 채찍질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사춘기가 내 안에서 일어나는 감정을 알아차리고 받아들여가는 과정이라면 감정을 통제하고 이성적으로 행동하는 것은 어른이 되어 가는 과정이다.


미혼일 때는 법을 어기지 않고, 이타적인 마음을 가지고 있고, 도움이 되는 존재가 되고 싶어 한다는 것만으로도 나름 성숙한 어른이라 자부했었다.

하지만 엄마가 되고부터 이러한 자부심은 와장창 깨졌다.

아직도 깨지고 있는 중이다.

아이에게 내 감정을 쏟아낼 때마다 '나를 어른이라 할 수 있나.' 부끄러워진다.

육아에서뿐만 아니라 결혼으로 맺어진 다양한 인간관계에서도 감정은 복잡해지고, 어려워진다.

외부 환경은 내가 어쩔 수 없이 일어나는 일이기에 내 마음대로 할 수 없다.

하지만 내 마음과 행동은 통제할 수 있다.

앞으로도 살아가면서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

그때마다 믿을 건 올바르게 판단하고 행동할 거라 믿는 나 자신밖에 없다.



작가의 이전글 편안하기만 한 과정에는 성장이 없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