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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현진 Jul 07. 2024

드라마와 동화책은 현실과 맞닿아있다

《명상록》,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_제10권 25.

슬퍼하거나 분노하거나 두려워하는 자는 우주 전체를 다스리는 분이 정한 일들이 과거에 일어났거나 지금 일어나고 있거나 앞으로 일어나게 될 것을 못마땅해하는 자다.


-《명상록》,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_제10권 25 중에서



가장 늦게 눈을 떴다.

7시에 알람 맞춰 놓던 두 아들은 벌써 일어나 있었다.

나는 <돌풍>을 보다가 휘몰아치는 전개에 쉼 없이 5화까지 달렸다.

에어팟 배터리가 다 닳는 바람에 겨우 끊고 잠을 잤었다.

밤새 몇 번 깨었던 은서도 오빠들과 놀고 있었다.

어제와 다를 것 없는 모습이다.

다른 점이라면 퇴근하고 온 남편이 곧바로 자전거 앞에 앉아 택배를 뜯어보고 자전거를 손보고 있다는 점이다.


세 아이는 어제보다 더 소란스럽고, 더 많이 웃는다.

틀어놓은 노래가 소음이 될 지경이다.

백지를 마주 보고 있는데 자기 전에 본 드라마 내용이 자꾸 떠오른다.

떠오르는 실제 인물들도 있고, 우리나라 정치계가 꼭 그러할 것 같아서 두려웠다.

오늘 일과가 끝나면 나머지 뒷부분도 마저 볼 생각이다.


선우 독서록을 봐주며 아이가 고른 책을 읽었다.

<값진 세 마디>라는 영국의 옛이야기다.

읽은 후 아이와 차근차근 짚어가며 얘기하니 재밌었다.

선우는 모르는 단어 뜻도 알아가고, 이야기가 주는 교훈도 새기며 글을 보충해서 썼다.


드라마와 책 속뿐만 아니라 어디에나 악인은 있다.

대다수의 사람은 <값진 세 마디>에 나오는 아이반처럼 성실하고 선하게 살아간다.

아주 일부만이 악한 마음을 품고 법을 악용한다.

법 아래 세상이 굴러갈 수 있는 이유도 법을 지키는 사람이 훨씬 많기 때문이다.

정직하고 선한 사람이 잘 사는 세상이면 좋겠다.

손끝에서 탄생한 이야기라 해도 마냥 허구적이지 않고 현실과 맞닿아 있다.

지면서 이기는 법을 배웠다는 박동호 국무총리(설경구)가 끝까지 정의롭기를 바라는 것도 현실에서 존재하는 인물이었으면 하는 마음에서다.

어른이 보는 드라마나 아이가 읽는 동화책 모두 악인이 존재하지만 선한 사람도 반드시 함께 나온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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