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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현진 Jul 09. 2024

살기 좋은 나라는 누가 만드는가

《명상록》,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_제10권 27.

지금 일어나고 있는 모든 일들은 이전에도 일어났고, 틀림없이 이후에도 일어나게 될 것임을 늘 명심하라.


-《명상록》,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_제10권 27 중에서



아이 셋을 데리고 치과에 갔다.

선우와 윤우는 검진과 함께 치료를 받고, 은서는 영유아 검진에 해당하는 구강 검진을 받기 위해서였다.

우리가 온 뒤로 할머니, 할아버지 손님이 더 왔다.

은서를 귀여워하며 이런저런 말을 하셨다.

세 자녀, 아들 딸, 출생률, 치과 검사, 옷과 신발 등을 얘기하며 자연스레 옛이야기로 넘어갔다.  

할아버지는 세상이 이상해져 간다고 했다.

의사들은 환자 보기를 거부하고, 아이를 가르쳐야 할 교사들은 노조를 만든다고 했다.

역사를 잊은 나라는 미래가 없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정치계에서 일어나는 일은 드라마와 겹쳐 보이고, 집값 상승, 스팸 범죄, 기후 위기 같은 문제는 새롭지 않다.

범죄는 갈수록 교묘해지고, 나라의 운명은 위태로우며 사는 것은 점점 어려워진다.

세계는 보이는 전쟁과 보이지 않는 전쟁을 늘 진행 중이다.  

나라 안팎으로 일어나는 일에 분노하고 슬퍼하기도 하지만 그 감정에 매몰되지 않으려고 애쓰기도 한다.

국정 운영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잘못을 저지르는 사람들을 질타하는 것도 중요하다.

나의 일상을 지키는 것도 그 못지않게 중요하다.


수많은 사건 사고 아래에도 사회가 잘 굴러갈 수 있는 건 자신의 자리에서 제 몫을 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어서다.

우리는 서로에게 빚지며 살아간다.

해결되고 개선될 일도 있겠지만 과거와 현재처럼 미래에도 계속 반복될 일이 있다.

사회 문제에 관심을 가지면서 빚진 은혜에 대한 감사함도 잊지 않고 산다.

역사를 잊은 나라에 미래가 없다는 말은 선대의 잘못된 선택을 반복하고, 선대에 대한 감사함을 잊고 산다는 것과 같다.

살기 좋은 나라는 과거로부터 배우고, 개선해 나가고, 유지해 가는 역사 안에서 사는 우리 모두가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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