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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현진 Jul 19. 2024

내가 될 수 있는 가장 최선의 모습

《명상록》,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_제10권 36.

‘내가 오랫동안 그토록 애를 써서 돌봐주고 기도해 주고 생각해 주었던 나와 가까운 사람들조차도 자신들이 좀 더 편해지게 되기를 바라며 내가 죽기를 바라는 것이 이 세상에서의 삶의 현실이다. 그런 삶에 미련이 남아서 이 세상에서 좀 더 오래 살아보려고 아등바등할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지금 나는 바로 그런 삶과 작별하고 있는 것이다.’


-《명상록》,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_제10권 36 중에서



인테리어 견적을 내면서 여러 사람을 만나고 있다.

이번엔 업체에 맡기지 않고 반셀프로 진행할 거라 더욱 많은 사람을 만나게 된다.

막막한 우리를 도와주는 조력자도 양쪽에 두 분이나 있다.

모두 자기 일처럼, 자기 집처럼 신경 써 주시니 감사할 따름이다.

이렇게 하나하나 여러 곳에서 견적 받으니 숨어 있는 돈이 보인다.


돈을 아끼려다 보니 시간과 내 몸을 쓰게 된다.

듣고, 찾고, 정리하는 모든 게 공부가 된다.

물론 집에 돌아오면 녹초가 되어버리지만 말이다.

물어보기 어려운 부분도 용기 내서 물어보고, 야무진 사람을 보면서 일은 저렇게 해야 하구나 느끼기도 한다.

무엇보다 자기 분야에서 프로인 사람은 빛이 난다.

주위 평판은 물론이고, 스스로도 자신감과 확신이 있다.

당장 내 앞에 있는 고객만 보는 것이 아니라 지금 하지 않더라도 그 고객 뒤의 100명을 보는 사람도 있었다.

남편은 그렇게 강의를 해야겠다고 꽤 감명 깊어했다.

나도 어떤 일을 하든 딱 부러지고 자신 있으면 좋겠다.

돈이 오고 가는 일에선 더더욱 분명해야 한다.


정해진 예산 안에서 하려니 포기와 타협해야 할 부분이 당연히 생긴다.

무조건 돈 없으니까 이거 하지 말자가 아니라 이런 이유로 여기는 살리자, 아끼자 하면 충분히 납득할 수 있다.

차이는 논리다.

누군가를 설득할 때에도 충분한 논리가 필요하구나, 그 논리가 자신 있게 갖춰질 때까지 먼저 분명하게 정리할 필요가 있겠구나 느꼈다.

몸과 정신은 힘들지만 또 하나의 경험치가 쌓이고 있다.

사람은 어떤 식으로든 경험에서 배우고 성장한다.

죽음에 가까워질수록 가장 최선의 내가 되어 있을 수 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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