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을 보면서

《명상록》,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_제12권 29.

by 안현진

인생에서 구원은 무슨 일이든 그 일을 전체적으로 보아서 그 본질을 이해하고, 그 일을 구성하고 있는 재료와 그 일이 일어나게 된 원인을 구분해서 살펴보며, 바른 행동을 하고 참된 말을 하는데 온 힘을 기울이는 데 있다.


-《명상록》,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_제12권 29 중에서



저번 주 주말은 <지옥 2>와 함께 했다.

<지옥 1>이 나왔던 3년 전, 보는 내내 충격이었다.

호불호가 나뉘었지만 나는 호였다.

'어떻게 이런 생각을 했지?' 하는 신선함에서 '이런 일이 일어난다면 세상은 정말 이렇게 될지도 몰라.' 하는 두려움에 휩싸이며 봤었다.

기다리던 시즌 2도 몰입감 있게 봤다.


소설, 영화, 드라마가 재밌는 이유는 내가 만약 ~라면 상상해 보고 간접경험할 수 있다는 점이다.

<지옥 2>를 보며 간접경험한 세계는 멸망에 가까웠다.

알 수 없는 초인류적 현상을 인간은 자기 마음대로 해석하고, 선동하고, 집단으로 광기에 휩싸인다.

인간 위에 인간이 군림하면서 자기 믿음과 반대되는 행동을 하면 살인도 서슴지 않는다.

신의 이름을 빌려 단죄하는 미치광이들의 세상이다.

제정신인 것 같은 사람도 제정신이 아니다.

이 상황을 이용해 최악보다 덜한 선택을 할 뿐 잘못된 선택임은 마찬가지다.

철저히 믿고 있던 세계가 무너지자 사람들은 무기력함과 허무함에 주저앉는다.

나는 특별하다, 선택받았다, 세상을 바꿀 마지막 기회가 내 선택에 달렸다는 착각이 스스로를 벼랑 끝으로 몰고 간다.


인간은 가장 강력한 편인 동시에 적이 되기도 한다.

<지옥> 속 세상을 맞이한다면 인간이 구원받을 수 있는 길은 인간 스스로에게 달렸다.

알 수 없는 현상을 해석하더라도 악이 아닌 선을 향해야 한다.

그래야 다 같이 죽는 끝을 맞더라도 인간답게 죽음을 맞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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