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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세계관을 만들어가는 일

《논어》, 공자_제2편 위정(爲政) 4.

by 안현진 Dec 06. 2024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나는 열다섯 살에 학문에 뜻을 두었고 서른 살에 세계관을 확립하였으며, 마흔 살에는 미혹됨이 없게 되었고 쉰 살에는 하늘의 뜻을 알게 되었으며, 예순 살에는 무슨 일이든 듣는 대로 순조롭게 이해했고, 일흔 살에는 마음 가는 대로 따라 해도 법도에 어긋나지 않았다.”


-《논어》, 공자_제2편 위정(爲政) 4.



오전이 순식간에 지나가버렸다.

어제는 바깥 일정으로 돌아다니느라 시간이 빠르게 지나갔다면 오늘은 책상 앞에 앉아 있다가 시간이 훅 지나갔다.

끝맺지 못한 일은 많은데 시간은 흘러가버리니 조급해진다.

마음과 다르게 행동은 느리기만 하다.


바쁜 일이 끝난 남편은 모처럼 쉬는 날의 휴식을 만끽하고 있다.

아침도 먹지 않고 늦잠을 자고, 누워서 핸드폰을 보고 있다.

그동안 나는 은서와 왔다 갔다 하며 거실에서 시간을 보냈다.

9시 전후로 돌리던 로봇청소기도 느지막이 나왔다.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게 아닌데 아무것도 안 한 것처럼 보인다.

어떠한 결과를 내기 위한 생각과 행동은 계속하고 있기에 집에서 보내는 시간을 마냥 흘려보내고 있다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이런 행위가 나만의 세계관을 만들어가는 일이라 여긴다.

그래서 집이란 공간이 더욱 소중하고, 집에서 보내는 시간을 침해받고 싶지 않다.


공자는 서른 살에 세계관을 확립하였다고 했다.

서른 중반인 나는 아직 나만의 세계관을 만들어 나가는 중이다.

윙윙 청소기 돌아다니는 소리, 은서 말소리, 방에서 들려오는 뉴스 소리….

개어야 할 빨래도 쌓여 있고, 점심도 챙겨 먹어야 하고, 읽고 쓸 글도 밀려 있다.

도서관 책 반납과 아이들 축구도 보러 가기로 했다.

가족을 챙기고 위하는 시간 사이사이 나를 위한 시간도 곳곳에 채워 넣는다.

같은 듯 다른 모양으로 하루가 만들어지지만 전체적으로는 비슷한 모양의 하루가 모여서 나의 세계를 빚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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