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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가 사이좋게 지내는 모습

《논어》, 공자_제2편 위정(爲政) 5.

by 안현진 Dec 07. 2024

맹의자가 효에 대해 묻자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어긋남이 없는 것이다.”

번지가 수레를 몰고 있을 때 공자께서 그에게 그 일을 말씀하셨다. “맹손씨가 나에게 효에 대해 묻기에 ‘어긋남이 없는 것이다.’라고 대답하였다.”

번지가 여쭈었다. “무슨 뜻으로 말씀하신 것입니까?”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살아계실 때는 예를 갖추어 섬기고, 돌아가신 후에는 예법에 따라 장례를 치르고 제사를 지내라는 것이다.”


-《논어》, 공자_제2편 위정(爲政) 5.



아침부터 잠이 쏟아졌다.

침대에서 몸이 떨어질 줄 모르고 누워있었다.

밥을 챙겨주고, 거실 책상에 앉아 있던 것도 잠시였다.

오늘 하루는 잠으로 기록될 정도다.


선우, 윤우가 내일 생일인 아빠를 위해 다이소에 갔다 왔다.

가는 길에 돈을 주고, 몇 가지 사와 달라고 부탁했다.

“나도 다이소 가고 싶었는데….” 하던 은서를 안고 있다가 또 잠이 들었다.

꽤 잔 것 같은데, 비몽사몽 아이들 말소리에 잠이 깨었다.

영수증과 거스름돈을 주며 사 오라고 한 것 하나하나 보여준다.

고맙다 말하며 다시 잠이 드는 사이, 은서가 오빠들과 싸우고 우는소리가 들려온다.

타이르고, 설명하고, 배고프다는 아이들 말에 몸을 일으켜 나온다.


몸이 무겁다고 누워있을 수 있었던 것은 아이들끼리 잘 있어주어서 가능했다.

오늘따라 유독 두 아들과 은서의 티격태격이 잦긴 했지만 그러다가 다시 어울려 놀곤 했다.

울고, 이르고, 소리치는 사이에 중재를 해야 했기에 나도 억지로라도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무거운 몸도 잠 덕분에 회복이 되었다.


맞벌이였던 부모님이 집에 안 계신 동안 나와 남동생이 더욱 돈독해진 것처럼 아이들도 그렇다.

엄마, 아빠가 없으면 첫째인 선우를 중심으로 동생들이 뭉친다.

오늘처럼 티격태격한 것은 엄마가 있어서였을 것이다.

형제가 사이좋게 지내는 것만도 효도라 하던 어른들 말씀이 꼭 맞다.

부모의 빈자리를 자기들끼리 채워갈 아이들을 보니 투닥대는 모습도 그저 짠하고 그리울 모습이다.

잠으로 기억될 뻔한 하루에 아이들이 흔적을 남긴다.

마치 습기 찬 욕실 거울에 그림을 그리듯이 말이다.

습기와 그림은 없어져도 얼룩은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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