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어》, 공자_제3편 팔일(八佾) 9.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하나라의 예에 대해서 내가 이야기할 수는 있지만 그 뒤를 잇는 기나라로는 확증하기에 부족하고, 은나라의 예에 대해서도 내가 말할 수는 있지만 그 뒤를 잇는 송나라로는 확증하기에 부족하다. 이는 자료와 현명한 사람들이 부족하기 때문이니, 이것만 충분하다면 내가 증명할 수 있을 것이다."
-《논어》, 공자_제3편 팔일(八佾) 9.
이제 4학년이 되는 첫째가 작년부터 역사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전쟁과 역사에 관련한 와이 책을 자주 보고, 대통령에 대해 묻기도 하고, 이런저런 질문을 던졌었다.
그때마다 속 시원하게 답해주지 못한 것 같아 나도 공부의 필요성을 느꼈다.
학창 시절, 제일 좋아했던 과목은 국어와 역사였다.
잠시나마 국어국문학과나 역사학과에 가면 어떨까 고민도 했었지만 학문적으로 파고들 만큼 좋아했던 건 아니었다.
역사를 배경으로 한 소설, 드라마, 영화를 보면 가슴이 뜨거워지곤 한다.
학생 때도 내가 태어난 나라의 역사를 배우며 이런 나라의 국민으로 태어난 게 자랑스러웠다.
하지만 역사에 대한 배경지식이 학교에서 배웠던 게 대부분이다 보니 자세히 설명해 주기에는 잊히고 헷갈리고 부족한 점이 많았다.
최근 군산으로 당일 역사 여행을 갔다 오면서 아이들보다는 내게 자극이 많이 되었다.
우리의 다음 세대인 아이들에게 올바른 역사관을 심어주고, 그것을 또 다음 세대에 잘 전해주어야 할 텐데… 묵직한 책임감이 들었었다.
또, 군산 역사 박물관을 둘러보면서 새삼 기록에 대한 중요성을 느꼈다.
그 시대에 기록했던 명부, 영수증 하나하나가 중요한 역사 기록물로 남아있다.
첫째가 태어나기 전인 10년 전, 《박정희 할머니의 행복한 육아 일기》를 읽었었다.
책 구성은 [1부 다섯 남매의 육아일기], [2부 나의 가족 이야기]로 나누어진다.
글로 쓰인 2부를 재밌게 읽었다.
교사로 일하던 서울 처녀가 평양의 가난한 집 의사 아내로 들어가게 되는 이야기, 삼팔선을 넘던 이야기, 시부모님 및 시동생들과 살던 시댁 이야기 등은 여느 소설 못지않게 흥미로웠다.
한 사람의 육아 일기가 그 시대 모습을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는 귀한 역사 자료가 되는 게 신기했다.
아이와 함께하는 일상을 사진과 글로 기록하는 것도 먼 훗날에는 지금의 시대를 떠올리고 참고하는 자료가 될지도 모른다.
현재의 역사는 계속해서 기록해 나가되 과거의 역사도 꾸준히 공부해야 한다.
시험을 위한 공부를 하던 학생 때보다 제대로 된 역사를 알고 전해주어야겠다는 사명감이 드는 지금이 진정한 공부를 할 때인지도 모른다.
쉽고 재밌는 역사책을 읽고 권해주며 이야기 나누기.
역사를 공부하고 아이들에게 알려주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