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어》, 공자_제3편 팔일(八佾) 12.
공자께서 조상께 제사를 지내실 때에는 조상께서 살아계신 듯이 하셨고, 다른 신께 지낼 때는 그 신이 와 계신 듯이 하셨다.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내 자신이 제사에 참여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제사를 지내지 않는 것과 같다."
-《논어》, 공자_제3편 팔일(八佾) 12.
학창 시절, 나는 모범생이었다.
정해진 규칙과 규범 안에서 벗어나지 않으려 했다.
눈에 띄거나 주목받는 걸 싫어했기에 있는 듯 없는 듯 조용한 학생이었다.
때론 존재감 없는 내가 밉기도 하고 싫기도 했다.
사춘기 때 스스로를 가장 많이 찔렀던 부분이다.
하지만 그 고민들을 안고 묻고 답하다 보니 내 안의 나와 나의 세계관을 조금씩 키워가게 되었다.
'나는 소중한 존재다, 사랑받기에 충분한 존재다, 나는 내가 좋다.'
사람은 누구나 그럴 자격이 충분하다.
다른 아이들은 요령껏 잘 피해 가는 일도 내가 안 하는 날, 갑자기 검사를 했다.
줄곧 잘 지키다가 한 번 안 할 때 걸리는 게 나였다.
그래서 모범생의 길을 택한 것도 있었다.
겉보기엔 공부 잘할 것 같은 모범생이었지만 공부는 못했다.
수업에 성실하게 임하고, 숙제도 꼬박꼬박 해가고, 부족한 부분은 학원이나 개인적으로 공부했지만 성과는 잘 나오지 않았다.
그래도 품행이 본받을만한 학생이라고 추천받아 선도도 되어보고, 모범상도 받았었다.
'나는 꾀부리지 않고 성실히 제 할 일을 하는 사람이다. 마음먹으면 잘 해낼 사람이다.'
타인이 나를 보는 시선도 나를 만들지만 이러한 믿음이 나를 만들기도 한다.
공자님이 "내 자신이 제사에 참여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제사를 지내지 않는 것과 같다."라고 말씀하신 것처럼, 내면에 진정성이 없다면 진짜 배움이나 성장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시험 성적, 타인의 칭찬 같은 외부 평가가 아닌 내면에서 "나는 제대로 살고 있다"라는 확신이 중요하다.
진심은 스스로를 믿는 태도에서 시작된다.
나는 오늘을 얼마나 진심으로 살았는가.
가끔 방황하고 길을 잃더라도 이 물음이 나를 바른길로 이끌어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