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어》, 공자_제3편 팔일(八佾) 21.
애공이 재아에게 사에 대해 물었다. 재아가 대답했다. “하나라 왕조는 소나무를 심었고, 은나라 사람들은 측백나무를 심었습니다. 주나라 사람들은 밤나무를 심었는데, 백성들이 전율케 하려는 것이었다고 합니다.”
공자께서 이를 들으시고 말씀하셨다. “이루어진 일은 논란하지 말고, 끝난 일은 따지지 말며, 이미 지나간 일은 허물하지 않는 것이다.”
-《논어》, 공자_제3편 팔일(八佾) 21.
글을 쓰다 보면 끊임없이 과거로 돌아간다.
어린 시절의 나, 학창 시절의 나, 20대의 나, 결혼과 육아로 새로운 삶을 시작한 나….
현재는 순식간에 멀지 않은 과거가 된다.
기억의 거리에 차이만 있을 뿐 우린 과거, 현재, 미래가 맞닿은 세상을 살아간다.
글을 쓰면서 생각한다.
그때 나는 왜 그랬을까?
쓰다 보면 알게 된다.
아, 내 마음이 그랬었구나.
쓰고 난 뒤에는 개운해진다.
알 수 없었던 마음에 감정의 이름을 붙이고, 먼지 쌓인 기억을 햇볕에 바짝 말려 다시 넣어놓는 것 같다.
과거의 기억이 조금 미화된다 하더라도 내게는 조금 더 긍정적으로 남고 작용될 뿐이다.
해로울 게 없다.
부족했던 과거도 현재에서 바라보면 애썼다 대견하고, 아쉬움을 남기는 일도 괜찮아 다음엔 다르게 해 보자 격려하게 된다.
삶처럼 글도 마찬가지다.
어제 못쓴 글에 미련 두지 말고 오늘도 쓰고 내일도 쓰고 앞으로도 계속 쓰면서 점점 나아지는 것이다.
지금 쓰는 글은 다음 글쓰기를 위한 징검다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