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어》, 공자_제5편 공야장(公冶長) 9.
재여가 낮잠을 자고 있자,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썩은 나무에는 조각을 할 수 없고 더러운 흙으로 쌓은 담장에는 흙손질을 할 수가 없다. 재여에 대해 무엇을 꾸짖겠는가?"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처음에 나는 사람에 대하여 그의 말을 듣고는 그의 행실을 믿었는데, 이제는 사람에 대하여 그의 말을 듣고도 그의 행실을 살펴보게 되었다. 재여로 인해서 이를 바꾼 것이다."
-《논어》, 공자_제5편 공야장(公冶長) 9.
개학과 입학이 하루 남았다.
첫째는 개학날을 디데이로 꼽으며 기다렸고, 둘째도 친구들 만날 생각에 좋아한다.
셋째는 몇 밤 남았느냐고 묻는다.
"하루 남았어, 내일이면 갈 거야." 하는 말에 "이제 조금만 기다리면 되겠다."라고 말한다.
나는 새 학기를 앞두고 설렘보다는 긴장이 앞서는 학생이었다.
새로운 친구들과 선생님, 새로운 공부와 무게감에 다시 적응해야 할 시간이 편안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그래도 그 낯섦 속에서 오는 감정과 시간이 지나면서 안정되어 가는 마음이 한 단계 성장했다는 뿌듯함도 안겨주었다.
어른이 된 후 내 삶은 5년마다 갱신되는 것 같다.
스무 살에는 처음으로 부모님의 울타리를 떠나 타지에서 대학 생활을 시작했다.
스물다섯에는 제2의 인생이 시작되는 결혼을 했다.
서른 살에는 첫 책을 출간하고 작가가 되었다.
서른다섯에는 글쓰기 선생님이라는 새로운 꿈을 찾고 나아가기 시작했다.
마흔 살에는 어떨까.
이제 학부모인 나에게 새 학기는 아이들의 개학과 입학으로 맞춰져 있다.
하지만 여전히 그날의 설렘과 긴장감이 있다.
올해는 막내의 유치원 입학과 새로 수업하게 될 친구들을 기다리는 마음이 그 자리를 메꾼다.
두 아들은 여전히 즐겁게 초등학교생활을 이어 갈 것이고, 딸도 신나게 유치원 다닐 모습이 그려진다.
나보다 앞선 나이대를 살고 있는 남편도 계속해서 자기 일에 자부심을 가지고 왕성한 활동을 이어나갈 것이다.
과거의 내 선택과 지금의 나, 앞으로의 나를 보더라도 말뿐만이 아니라 행동으로 나아가야 한다.
5년 뒤의 나에게 부끄럽지 않기 위해 부끄럽지 않은 오늘을 보내려 노력한다.
우리 가족뿐만 아니라 새 출발을 앞둔 모든 이에게도 응원의 마음을 전하며 3월 첫 주, 새로운 월요일을 맞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