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다시, 중심으로

《논어》, 공자_제5편 공야장(公冶長) 19.

by 안현진

계문자는 세 번 생각한 뒤에야 행동을 하였다. 공자께서 이 말을 들으시고 말씀하셨다. “두 번이면 된다.”


-《논어》, 공자_제5편 공야장(公冶長) 19.



가운데 길로 걸어가고 있다 생각했는데 한쪽 길로 치우쳐서 걸어가고 있었다.

어? 왜 저리로 가는 거지?

본인은 그것도 모르고 치우친 채 걸어가다 옆 사람이 알려줘서 알게 되었다.

아차, 그랬구나! 내가 왜 그랬지?

이런 생각이 그 사람을 무겁게 만들었다.

계속 ‘내가 왜 그랬지?’라는 생각 안에 갇힌 것이다.

말이 줄고 행동을 조심하며 자신을 살폈다.

명확한 결론을 낸 것은 아니었지만, 고민 끝에 다시 걷기 시작했다.

멈춰 서 있지 않고, 걸어가던 가운데 길을 찾아 움직였다.

빠른 시간 안에 다시 걷기 시작했다는 게 다행이었다.

잘 가고 있었는데 잠시 선 밖을 넘으려고 했을 뿐이다.


생각은 더 큰 생각을 불러오고, 행동을 붙잡는다.

고민을 끝없이 반복하기보다 내게 중요한 물음 두 가지 정도에서 답을 찾는 것이 충분할 수 있다.

누군가는 말했다.

이런 고민 자체가 잘 나아가고 있는 거라고.

또 다른 누군가도 말했다.

조심스러워도 괜찮다고, 그건 네가 단단해지는 과정이라고.


길은 언제든 이탈할 수 있다.

그때마다 깨닫고 제자리로 돌아와 다시 걸어 나가면 된다.

순항하는 듯한 배도 바로 조금 전 폭풍우를 만났을 수 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폴더폰을 보내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