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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는 기쁨과 성장하는 하루

《논어》, 공자_제5편 공야장(公冶長) 27.

by 안현진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열 집쯤 되는 조그만 마을에도 반드시 진실됨과 미더움이 나만한 사람은 있겠지만, 나처럼 배우기를 좋아하지는 못할 것이다.”


-《논어》, 공자_제5편 공야장(公冶長) 27.



학기 초, 다양한 가정통신문이 온다.

그중 리코더, 합창, 사물놀이 신청서가 있었다.

선우는 합창도 하고 싶고 사물놀이도 하고 싶다 했다.

어쩌다 점심시간에 부엌에 서 있으면 학교 운동장에서 아이들이 뛰어노는 모습이 보인다.

4학년이 되고부터 점심시간에 선우 모습을 보기가 힘들다.

친구들과 축구하는 윤우 모습은 자주 보인다.

요즘엔 점심시간에 안 노느냐고 물으니 사물놀이를 배운다고 한다.

일주일에 세 번, 점심시간을 활용해 배우나 보다.

자신은 징을 맡았다고, 재밌더라고 했다.

며칠 전에는 합창부 시간에도 참여해 본다고 아침 일찍 학교에 갔었다.

일주일 해보고 결정할 수 있다고 했는데 어땠을지 모르겠다.

윤우는 작년에 형이 했던 리코더 배움 신청서에 동그라미를 해 갔다.

아이들을 보면 새로운 것을 배우는데 두려움이 없다.

재밌을 것 같다는 마음으로 시작한다.

대개는 재밌다고 이어간다.

남편도 안 해본 일일지라도 일단 하겠다 하고 어떻게든 해 내면서 성장하는 편이다.


시작하기에 앞서 할까 말까 고민하고 망설이던 내게도 작은 변화가 생겼다.

할까 말까 할 때는 해보고, 해볼까 싶을 때는 바로 해본다.

하면 어떨까, 해보면 좋겠다 생각하는 것과 직접 하는 것은 다르다.

아이들을 가르치면서도 내가 더 배워야겠다, 한층 더 성장하면 좋겠다고 느낀다.

달라지기 위해서는 다른 행동을 해야 했다.

생각 하나, 행동 하나 조금 바꿨을 뿐인데 나는 크게 느끼지 못해도 주변에서 느끼는 변화가 있다는 게 신기했다.


금요일인 오늘은 아이들도 바쁜 날이다.

방과 후 축구, 로봇 과학 수업이 있다.

선우는 점심시간에 사물놀이도 할 것이다.

해 보고 싶은 일을 배워보는 거라 재밌게 배워가고 있다.

아이들은 학교에서 이거 해볼래? 제안이 오지만 나는 그렇지 않다.

스스로 찾고 채워나가야 한다.

오늘 나는 어떤 배움을 통해 또 한 걸음 성장할까.

설레는 마음으로 하루를 시작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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