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어》, 공자_제6편 옹야(雍也) 10.
염구가 말하였다. “선생님의 도를 좋아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제 능력이 부족합니다.”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능력이 부족한 자는 도중에 가서 그만두게 되는 것인데, 지금 너는 미리 선을 긋고 물러나 있구나.”
-《논어》, 공자_제6편 옹야(雍也) 10.
어릴 적 장래희망란에 무엇을 쓸지 고민이었다.
여자친구들이 많이 쓰는 것은 선생님이었다.
정말 뭘 쓸지 모를 땐 친구들 따라 선생님이라 쓰고 빈칸을 채우기도 했었다.
하지만 선생님이 꿈이었던 적은 없었다.
고등학생 때, 유치원 선생님이 잠깐 되고 싶었던 적도 있었다.
그때 어린이집에서 근무하던 사촌 언니가 엄마에게 전해 듣고는 갸우뚱했다고 한다.
조용하고 내성적이던 내 모습과 유치원 선생님이 잘 연결되지 않았을 것 같다.
유치원 선생님도 여러 고민 중 하나였을 뿐 꼭 되고 싶은 것은 아니었다.
가르치는 일과 나는 잘 맞지 않다 여겼다.
아이들을 키우면서 더욱 느꼈다.
내 아이 가르치는 것도 이렇게 부글부글하는데 누군가를 가르치는 일은 더욱 힘든 일이다, 나는 못할 일이다 생각했다.
여기저기서 봐주는 사주에 내가 가르치는 일과 잘 맞다, 약자 중에서도 아이를 돌보는 일과 잘 맞다는 얘기가 들려올 때마다 '엥? 내가? 그럴 리가' 하는 반응을 보인 건 나였다.
지금 글쓰기 공부방을 운영하고 있는 것은 새로운 도전이자 큰 용기를 낸 일이다.
수업이 끝나면 힘이 쭉 빠진다.
동시에 다음 수업도 잘 준비해 보고 싶다는 마음이 밀려와 힘이 난다.
그동안 나 스스로 내 한계를 많이 정해두고 있었음을 느낀다.
지금도 그런 일들이 얼마나 많을 것인가.
조금만 더 용기 내면 할 수 있고, 해볼 수 있는 일이 많다.
“능력이 부족한 자는 도중에 가서 그만두게 되는 것인데, 지금 너는 미리 선을 긋고 물러나 있구나.”
공자님 말씀처럼 시작해 보기도 전에 능력 핑계를 대며 시작조차 안 하지 말자.
때때로 낯선 기분이 몰려와 걱정과 두려움 속에 데려다 놓기도 하지만 그것도 받아들이며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다.
다시 한 주가 시작되었다.
나는 또 한걸음 내디디며 나아간다.
할 수 있을까 없을까 보다 일단 해보고 최선을 다하기.
선생님이 되면서 생긴 건강한 변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