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어》, 공자_제6편 옹야(雍也) 11.
공자께서 자하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군자다운 선비가 되어야지, 소인 같은 선비가 되어서는 안 된다.”
-《논어》, 공자_제6편 옹야(雍也) 11.
저녁까지만 해도 괜찮던 몸이 자고 일어나니 욱신욱신하다.
어깨, 엉덩이, 앞뒤 허벅지, 팔이 아파서 놀랐다.
아, 어제 요가해서 그렇구나!
기분 좋은 뻐근함을 안고 일어났다.
다이어리를 펼쳐 오늘 하루를 계획했다.
조금 빠듯한 일정에 마음이 조급해지기 시작한다.
스스로를 진정시킨다.
워워, 할 수 있어, 어제도 다 했잖아, 오늘도 잘 마칠 수 있어, 널 믿어.
새로 주문한 책과 교재 연구한 프린트물, 노트, 다이어리, 필기류들로 책상 위가 어지럽다.
그런데 어질러져 있는 이 물건들이 나를 행복하게 한다.
분명 마음은 조급하고, 떨리고, 긴장되는데 그게 좋아하는 일이라 행복감도 동시에 느끼는 게 신기하다.
요가도 그렇다.
몸은 아프지만 운동했다는 뿌듯함, 안 쓰는 근육을 쓰기 시작했으니 육체에는 좋겠다는 반가움, 몸과 마음이 더 나아질 거라는 기대감이 욱신거림에 모두 담겨있다.
이제 시작이라 얼마나 오래 하게 될지, 몸에 어떤 변화가 나타날지 확신할 수는 없다.
하지만 무언가를 시작했고, 하는 동안엔 성실히 할 거라는 데는 의심하지 않는다.
여러 개 맞춰둔 알람 중, 아침 준비하러 가라는 알람이 울린다.
아쉽지만 의자에서 일어선다.
매번 오늘 아침은 뭘 하지 고민하며 부엌으로 들어간다.
아이들을 깨우고, 밥을 준비하며 집도 조금씩 정리해 둔다.
아이들 오후 일정이 어떻게 되더라, 가져가야 할 준비물이 있었나도 한 번 더 생각해 본다.
엄마로서 아이들을 챙기면서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다는 게 행복하고 감사한 요즘이다.
어질러져 있는 책상 위는 언제 그랬냐는 듯 아무것도 없이 깨끗하게 치워질 것이다.
그곳에서 아이들과 수업을 하고, 수업이 끝난 뒤엔 노트북, 책, 필기류들이 다시 하나 둘 올라올 것이다.
한동안 몸은 계속 욱신거리겠지만 어느 순간 뻐근함보다 개운함이 자리 잡을 것이다.
아이들이 학교와 유치원으로 가면 집은 조용해지고, 그 시간을 나는 알차게 쓸 것이다.
공자는 "군자다운 선비가 되어야지, 소인 같은 선비가 되어서는 안 된다."라고 말했다.
배움의 길에서도 겉으로 보이는 모습보다 진짜 배움의 태도를 가진 선비가 되라고 한다.
나는 글을 쓰는 사람으로서, 글쓰기 선생님으로서, 엄마로서 단순히 역할에 주어진 일을 해내는 것보다 어떤 태도로 해낼까를 고민한다.
어질러진 책상 위, 막 운동을 시작해 욱신거리는 몸, 아이들을 챙기기 위해 종종거리는 시간 모두 성실하게 하루를 살아내려는 태도이자 나만의 고군분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