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어》, 공자_제6편 옹야(雍也) 13.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맹지반은 자랑하지 않는 사람이다. 전투에 패하여 달아날 때는 근대의 후미에서 적을 막았고, 성문에 들어올 즈음에는 그의 말에 채찍질하면서 말하기를, '감히 뒤에 처지려 한 것이 아니라, 말이 나아가지를 않았소'하였다."
-《논어》, 공자_제6편 옹야(雍也) 13.
영화 <승부>를 보고 왔다.
바둑에 대해서 하나도 모르면서 바둑을 소재로 한 건 좋아한다.
바둑은 천재들의 싸움 같다.
저걸 어떻게 계산해? 복기는 어떻게 하는 거야? 자기가 둔 수를 다 기억할 수 있는 거야? 몇 수 앞을 어떻게 내다보는 거지? 연습하고 훈련한다고 잘할 수 있는 거야?
바둑에 대한 궁금증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웹툰 <미생> 시리즈를 시즌 1은 전집으로, 시즌 2는 한 권씩 나올 때마다 사 모았다.
다시 보고 싶어지면 1권부터 쭈욱 빠져서 읽는다.
주인공 장그래는 프로 기사가 되려고 하지만 입단에 실패하고 사회로 나오는 인물이다.
열 살부터 바둑을 두다가 사회로 나온 장그래는 생각하는 것도 마음가짐도 일반 사람들과 다르다.
내가 <미생>에서 보고 싶은 것은 장그래의 차근차근한 성장과 삶을 대하는 태도다.
스승 조훈현 9단과 제자 이창호 기사의 바둑 대결을 담은 영화 <승부>도 바둑에 대해 모르지만 재밌게 봤다.
조훈현 9단을 연기한 이병헌 배우의 대사는 한 마디 한 마디 모두 명언이었다.
자신이 키운 제자에게 바둑황제 자리를 내준 스승은 다시 처음부터 시작한다.
선생님을 이긴 제자는 마음껏 기뻐하지 못한다.
취재 기자가 소감을 묻자 "좋지 않은 바둑으로 이긴 것 같아 선생님께 죄송하다."라고 말할 뿐이다.
무심과 성의.
마음을 비우는 것과 마음을 다하는 것.
체력, 평정심, 집요함, 도전, 기세 등 바둑은 자신과의 싸움이라 말할 수 있다.
자신이 몸담은 세계에서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해 보기, 인내하고 인내하며 패배의 쓰라림을 안고 계속 도전하기.
그러다 보면 언젠가 한 번은 기회가 찾아온다.
승부의 세계는 무섭고 아프지만 그것을 이겨내는 자가 프로다.
나는 내 인생에서 프로로 살고 있는가, 아마추어로 살고 있는가.
바둑을 생각하니 인생이 함께 떠오른다.
결국 승부란 단순한 승패가 아니라 자신을 얼마나 단련하고 성장시키느냐의 문제일 것이다.
오늘도 내 인생에 하루라는 한 수를 둔다.
묵묵히, 최선을 다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