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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잘 될 운명입니다"

《논어》, 공자_제6편 옹야(雍也) 20.

by 안현진

번지가 지혜에 대해서 여쭙자,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사람에 지켜야 할 도의에 힘쓰고, 귀신은 공경하되 멀리하면 지혜롭다 할 수 있다.”

인(仁)에 대해서 여쭙자,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인한 사람은 어려운 일에는 먼저 나서서 하고 이익을 챙기는 데는 남보다 뒤지는데, 이렇게 한다면 인하다고 할 수 있다.”


-《논어》, 공자_제6편 옹야(雍也) 20.



점, 사주, 타로.

맹신하지는 않지만 어느 정도 믿는다.

한참 사주와 타로를 보던 때가 있었다.

정신적으로 힘들고, 앞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 답답했다.

앱으로 사주를 보면 '아, 지금이 내가 안 풀리는 시기구나. 곧 지나가겠구나.' 생각하면 좀 나았다.


남편이 한 번씩 재미로 타로를 봐준 적은 있어도 직접 찾아가서 타로를 본 적은 없었다.

힘들던 그즈음, 유튜브로 타로를 볼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처음에는 '에이, 내가 직접 뽑는 것도 아니고 어떻게 유튜브로 타로 점을 봐.' 했는데 잘 맞았다.

무엇보다 타로 카드를 해석하는 말이 좋았다.


'나의 영혼은 맑고 투명해진다. 의식이 확장되고 차원이 상승한다. 내 삶은 영성으로 충만하다.'

힘든 시기에 뽑았던 영성 카드 글귀가 좋아 책상 옆에 써 두었었다.

이 카드 글귀를 보면서 이런 생각을 했었다.

'나를 현재에 존재하게 만드는 건 지금 내 품에 안겨 노래 부르고 있는 딸이다. 기쁨은 내 마음에서 오는 것이고, 내가 집중해야 할 중요한 것도 내 마음에 있다. 이 시간, 내면의 인도를 따르면서 현재에 존재한다.'

내 마음을 대변하는 듯한 카드가 나오고, 타로 마스터가 따뜻한 말로 풀이해 주는 과정에서 위로받았다.

단순히 '이 점괘를 믿어! 이렇게 될 거야!'가 아니라 나의 상황과 상태를 되돌아보며 앞으로 나아갈 힘을 얻었다.


신년 운세, 이달의 운세, 타로 점을 자주 봤었는데 어느 순간 보고 있지 않았다.

볼 생각도 나지 않은 게 신기해 왜 그럴까 생각해 봤다.

나를 꽉 누르고 있던 일이 어느 정도 해결되어 마음이 편안한 상태를 되찾았고, 상황도 잘 풀리고 있었다.

지금도 생각나면 가끔 재미로 볼 뿐이다.

'타로 볼 시간에 내 일이나 하자.'가 된다.

내가 행동하지 않으면 결국 아무것도 바뀌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날의 나와는 달라진 모습에 나도 놀란다.

이것도 내게 일어난 변화 중 하나였다.

그 순간엔 괴롭고 고통스러운 일이지만 지나고 나면 변화가 있기 위해 거쳐야 했던 시기였구나, 언젠가는 드러났을 문제였구나 하게 된다.


어제 물건을 전해주러 남편의 오랜 지인인 형님이 집을 찾아왔었다.

잘 썼다고 전해주면서 내게 말했다.

"제수씨, 얼굴이 너무 좋은데요?!"

날마다 보는 거울 앞에서 생각한다.

지금도 잘하고 있어. 조금씩 나아가는 네가 대견해.

그리고 힘들 때 힘이 되어준 타로 마스터의 말을 떠올린다.

"당신은 잘 될 운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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