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에 대한 책임

《논어》, 공자_제8편 태백(泰伯) 7.

by 안현진

증자가 말하였다. “선비는 뜻이 크고 의지가 강인해야 하니, 책임은 무겁고 갈 길은 멀기 때문이다. 인(仁)을 자신의 임무로 삼으니 또한 책임이 무겁지 않은가? 죽은 뒤에야 그만두는 것이니 또한 갈 길이 멀지 않은가?”


-《논어》, 공자_제8편 태백(泰伯) 7.



남편은 20대에 시작한 총 동아리에서 열성적으로 활동했었다.

주말에 서바이벌 게임하러 갈 때 아이들과 여러 번 따라갔었다.

30대 중반이 넘어가면서 어느 순간 시들해졌다.

그 많던 총도 다 정리하고 한 자루만 남아 있다.

자주는 아니어도 누군가의 결혼식, 아이 돌잔치로 동아리 형들을 만날 때면 즐거워한다.

젊음을 함께 보낸 그 시절이 떠오르는 것 같다.

우리 아이들이 큰 만큼 다른 집 아이들도 쑥쑥 자란다.

그 모습을 보면서 세월의 흐름, 나이 듦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오늘 하루만 봐도 금방이다.

아침 활동이 있는 아들, 유치원에 가서 너무 좋다는 딸을 모두 보내놓고 분주히 집안을 오갔다.

청소기와 세탁기를 돌려놓고 요가원에 갔다.

씻고 점심 먹고 나니 현관문을 열고 아이가 들어온다.

몽롱하게 감았던 눈을 뜨고 나니 이번엔 아이 데리러 갈 시간이다.

그야말로 눈 깜짝할 사이에 반나절이 다 지나갔다.

나머지 반나절은 못다 한 일을 끝내는데 써야 한다.


오랜만에 만난 이의 얼굴에서 나이 듦을 느끼고, 하루가 쏜살같이 지나감을 느끼며 살아간다.

삶에 대한 책임은 눈을 감으면서 끝난다.

내 하루와 삶에 대한 책임을 다한다는 건 무엇일까.


쨍한 햇빛 아래 나뭇잎은 흔들거리고, 시원한 바람을 그늘 아래로 불러온다.

부모는 자신의 젊음을 아이들이 영그는데 쓴다.

나의 부모님이 그러하셨듯이 이제는 내가 시원한 나무 그늘을 펼치고 아이들을 키운다.

나무가 고스란히 받는 햇빛, 비, 바람은 나무를 더 튼튼하게 만드는 양분이다.

부모인 내가 먼저 바르게 살면서 아이들이 바르게 자라도록 돕는 것.

부모가 된 이상 내 삶이 짊어져야 하는 또 하나의 책임이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자기 객관화